확성기를 쥔 사람들에 관해 우리가 놓친 한 가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종의 꼰대 소리 듣는 꼰대의 불만입니다.
“왜 꼰대 소리는 남자만 들어? 여자도 그런 사람 많은데!”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세상에는 별의별 말들이 많지만, 유독 남자에게만 찰싹 붙는 단어가 바로 ‘꼰대’입니다. 조금만 나이를 먹으면, 조금만 예전 이야기를 꺼내면, 조금만 목소리 톤이 낮아지면, 어딘가에서 자동으로 “라떼는 말이야…”라는 자막이 머리 위로 뿅 하고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런 꼰대는 모두 나이가 많다고 여기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직장 내의 ‘반토막 꼰대(30대 이상)’도 많고, 우리 집 꼰대 오빠, 캠퍼스 꼰대 선배, 병영의 꼰대 상병도 있으니까요. 그러니 ‘나는 아냐’라는 생각으로 나이 든 남성만을 향해서 생각을 고정시키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다음엔 ‘이 시대의 젊은 꼰대, 어린 꼰대’에 대한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 불만 섞인 항의가 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왜 하필 남자일까? 여성 중에도 구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들이 있는데, 특히 며느리 앞에 선 시어머니가 팔가락지 끼고 말할 때, 그뿐이 아니죠. 할머니들 중에도 자기 기준을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왜 여자에게는 ‘꼰대’나 ‘라떼’라는 말이 잘 붙지 않을까요?”
사실 여자 ‘꼰대’가 없는 것은 아니죠. 단지 이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주 비밀스럽고 귓속말로만 사용하기 때문일지도. 그래도 ‘꼰대는 남자’라는 등식, 이건 좀 불공평한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이 질문을 따라가 보니, 마치 한 사회의 음향 장치를 뜯어보는 기분이 듭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꼰대를 남자 쪽에 더 붙여온 이유는 그분들이 특별히 고집이 세서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확성기’를 들고 있던 사람이 대부분 남성이었기 때문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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