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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죽음의 불가피한 공존

서로를 비추는 두 그림자의 역설

by Itz토퍼
본 스토리랩(Story Lab)은 음악이 영화의 감정적 연결고리를 완성했다면, 글이 그 여운을 성찰로 확장시키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의 창작적 실험입니다.

사랑의 가장 큰 모순은 어쩌면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감정이 철저히 나의 감각과 마음에서 출발한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그 감정에 스스로 압도되며, 동시에 상대가 내게 건네는 사랑을 거울처럼 반사하여 받아들이는 과정 속에서 비로소 ‘서로의 사랑’이 완성되죠.


그런데 만약 그 사랑이 처음부터 유한하다면, 이미 예정된 이별의 길 위에서 피어난 사랑이라면, 우리는 그 감정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모순적이게도, 바로 그 유한성 때문에 사랑은 더욱 깊어집니다. 우리의 생명이 유한하기에, 사랑하는 순간마다 우리는 언젠가 끝을 맞이할 것임을 어렴풋이 느끼고, 그래서 그 순간을 더 소중히 품어 안게 됩니다. 이별을 알고 사랑하는 마음. 그것은 슬픔이 아니라, 오히려 사랑을 더 빛나게 만드는 가장 인간적인 태도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인간의 삶은 사랑(Love)과 죽음(Death)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철학적 축을 중심으로 굴러갑니다. 사랑이 모든 희망과 영원을 지향하는 따뜻한 언어라면, 죽음은 우리의 삶에 유한성이라는 그림자를 던지는 피할 수 없는 종결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 힘이 정면으로 만나는 그 순간, 우리는 나약한 인간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1998년작 《조 블랙의 사랑(Meet Joe Black)》은 바로 이러한 질문을 가장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방식으로 탐구한 작품입니다. 죽음이 인간의 몸을 빌려 내려와 사랑을 배우는 과정은, 인간이 죽음을 마주하며 삶을 이해하는 과정과 기묘하게 겹쳐집니다. 그리고 영화의 정점에는 조지 마이클의 "You Have Been Loved"가 흐르며, 사랑과 이별, 상실과 위로가 하나의 길로 이어지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글무리 작가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작곡가의 개인적 비극 속에서 태어난 이 곡의 배경을 다시 짚어봄으로써, 죽음이라는 숙명 앞에서도 사랑이 어떻게 ‘기억’이라는 이름으로 영원의 형태를 얻는지에 대한 성찰을 시도합니다.


■ 사랑과 죽음 - 존재론적 대립의 만남


"사랑이 모든 희망과 영원을 지향하는 긍정의 언어라면, 죽음은 모든 유한성을 강제하는 피할 수 없는 종결이다."


이 문장이 암시하듯,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순 속에 놓입니다. 영원을 갈망하는 영혼과 필멸하는 육체. 이 둘이 조화롭지 못하기에, 우리는 덧없음을 느끼면서도 사랑을 갈구하고, 또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사랑은 이 모순을 극복하려는 가장 고귀한 시도이며, 누군가를 통해 스스로를 확장하고, 시간이 닿지 못하는 곳까지 가닿으려는 인간의 본능적인 외침입니다. 그러나 죽음은 그 확장된 자아를 한순간에 끊어버릴 만큼 잔인합니다. 그렇다면 죽음은 사랑의 적일까요?


철학적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죽음의 존재론적 확실성은 사랑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완성시킵니다. 유한함이야말로 사랑의 순간을 가장 뜨겁고 가장 순도 높게 만듭니다. 우리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음을 알기에 망설임 없이 헌신하고, 가장 진실한 형태의 감정을 나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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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 당신의 하루에도 작은 위로와 빛이 스며들길 바라며, 제 속의 글무리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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