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혹시 내 뇌는 조기퇴근?

지친 마음에게 건네는 조용한 위로, 청춘을 위한 회복의 이야기

by Itz토퍼

♠ 맨 하단에, '정신적 노화 자가 점검 체크리스트'가 있으니 체크해 보세요.


‘마음이 지쳤다’는 것은 어떤 상황일까요?


'마음이 지쳤다'는 것은 단순히 몸이 피곤하다는 의미를 넘어섭니다. 이는 하루 이틀이 아닌 장기간 쌓인 정신적, 감정적 무게로 인해 영혼의 에너지가 바닥난 상태일 겁니다. 모든 것에 대한 흥미와 의욕을 잃고, 심지어는 먹는 것도 귀찮아집니다. 더 이상 감정을 소모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깊은 무기력과 허탈감을 호소하는 현대인의 그림자라고 하면 대답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나는 '늙은이'였나, 아니면 '노인네'였나?


대학 시절, 하숙집 아주머니는 가끔 저를 ‘애늙은이’라고 부르셨습니다. 무슨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고 싶어 했던 저는 작은 일에도 세심함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그땐 의도적인 성향이 강했기에 좀 심했습니다. 오죽했으면 그렇게 말씀하셨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 스스로도 그 시절, 참 피곤한 사람이었다고 느꼈습니다. 뭐든 제대로 하고 싶다는 지나친 욕심이 문제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늙은이’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노인네’가 늘어난 듯합니다. 아직은 생기 넘치고 에너지로 충만해야 할 나이에, 무기력과 무감각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을 자주 봅니다. 그들은 노인이 되기도 전에 이미 늙어버린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는 제 개인적인 표현이지만, 저는 이렇게 구분합니다. ‘늙은이’는 단순히 나이가 든 사람, 즉 세상을 오래 살아오면서 인지 능력이 조금씩 낡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반면 ‘노인네’는 아직 충분히 늙지 않았지만, 이미 삶의 활기를 잃고 자신을 늙은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모든 이유를 나이에 연관시키는 경우를 뜻합니다. 결국 정신적으로 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문제의 초점은, 바로 이 ‘정신적 노화’라는 단어입니다.


특히 그 사람이 젊었다면 더더욱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여야 할 사람들이 ‘노화’라니?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앞섭니다. 정신적 노화는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유인즉, 요즘처럼 빠르고 복잡한 시대를 살다 보니, 마음이 먼저 지치고 늙어가기 쉽습니다. 겉으로는 아직 주름 하나 없지만, 내면 깊은 곳에는 피로와 무기력이 켜켜이 쌓이면서 정신의 활력을 조금씩 잃게 된 결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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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지금, 우리 세대에게 정신적 노화가 빨리 찾아올까?


비교라는 피로 때문일까?


TV를 봐도, SNS를 켜도 누군가는 주식 투자에 성공했고, 누군가는 여행 중이며, 누군가는 몸과 마음은 물론 가진 것조차도 더 많고 멋져 보입니다. 사실은 표면적으로만 그렇게 보일 뿐인 경우가 대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게 됩니다. 자신의 속도를 인정하기보다 남보다 느리면 실패한 것 같고, 멈추면 도태될 것 같은 불안이 마음을 짓누릅니다.


고속열차의 역방향 좌석에 앉아 있는 느낌과 같습니다. 열차는 앞으로 달리는데 창밖 풍경은 뒤로 흐르니, 마치 내가 거꾸로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의 마음이 그렇습니다. 그러니 쉬어도 쉰 것 같지 않고, 자고 일어나도 피로가 가시지 않습니다. 바쁜 일이 없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치 못하기까지 합니다.


지금이 과도한 ‘자기 경영’의 시대이기 때문일까?


요즘 세대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 사회로 들어왔습니다. 동시에 “그래도 잘해야 한다”는 말도 함께 들었죠. 이런 현상은 나이가 젊을수록 더 심합니다. 좋아하는 일이어야 하는데 잘하지 못하면 안 되는 사회. 성과를 내지 못하면 좋아해도 소용없다는 분위기. 그러니 모든 것이 성과가 되고, 내면의 동기를 찾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경쟁만 남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과제를 내면 다음 주 모임 인원에 변동이 조금 생깁니다. 모임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 중에는 단지 책을 읽고 싶었을 뿐인데, 읽은 뒤 반드시 독후감을 써야 한다니 그것은 더 이상 취미가 아닌 과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기 계발이 삶의 방향이 아니라 또 하나의 의무처럼 느껴질 때, 그렇지 않아도 피곤한데 다시 그 안에서 조용히 쪼그라드는 느낌을 받습니다.


관계의 피로도 크기 때문일까?


소통의 시대라지만 진정으로 마음을 털어놓을 곳은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선 넘지 않기’, ‘눈치 보기’, ‘민폐 끼치지 않기’. 모든 관계에 자기 검열이 붙습니다. 감정은 말이 아니라 이모티콘이, 감상은 ‘좋아요’가 대신합니다. 괜히 ‘댓글’ 달기가 부담스럽죠. 어떤 말은 괜히 오해받을까 조심스럽고 두렵습니다. 자칫하면 말꼬리 잡히거나 불편한 사람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럴 바에 차라리 ‘침묵이 좋아요’를 클릭합니다.


한때 주택가에서 담장 허물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죠. 하지만 결과는 주차 문제로 인한 다툼과 좀도둑만 늘었다는 소문이 파다하자 결국 흐지부지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관계의 경계를 허물었지만, 어느 순간 내 자전거, 우리 집 화분이 공용처럼 되어버린 듯한 씁쓸함이 생긴 겁니다. 혼자가 편해지고 사회적 연결이 끊어질수록 마음은 안으로 숨고, 결국 등 뒤에 마른 잎처럼 말라붙습니다.


이뿐만 아니겠죠? 직장인이라면, 미래의 불확실성, 회복의 시간조차 없는 일상이 겹쳐집니다. 옛말엔 ‘개천에서 용 났다’라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개천에 미꾸라지도 없다’입니다. “노력하면 된다”는 말은 여전히 들려오지만, 현실은 금수저·은수저·흙수저로 나뉜 사회입니다. 그런 말은 공허하게 들립니다. 마음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을 차단하고 기대를 줄입니다. 디지털 기기는 하루 종일 울리고 머리는 정보 과잉 상태. 몸이 아니라 마음이 ‘부양’ 상태에 빠진 듯한 감각이 듭니다. 번아웃이라는 정신적 과부하가 일상이 되며, 활력은 점점 더 빨리 고갈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정신적 노화’입니다.


만약 자신에게도 이런 반응이 나타난다면, 지금이 회복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육신의 노화는 세월의 그늘이라 어쩔 수 없지만, 정신적으로 ‘노인네’가 되는 길은 우리가 스스로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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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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