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동반자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이 글을 나눕니다

by Itz토퍼
unnamed (1).jpg by Gemini


우리가 처음 세상에 온 날

이름은 주어졌지만

나를 만든 건 그 부름이 아니었죠.

조용히 내 곁을 걷던

그대의 숨은 어투였고

멈춘 적 없는 속삭임이었답니다.


잔잔한 호수 같던 나의 겉모습 아래

급하고 강하게 흐르고 있던 거대한 리듬.

사람들은 내 얼굴을 보고 이름을 부르지만

그건 보이지 않는 곳,

나만 알고 있는 서명일 뿐이었답니다.


그리고 그대, 언제나 나를 이끌던 이름.

내가 갈림길 위에 멈춰 설 때면

잠깐의 순간일지라도 나와 함께 서서

오른쪽도 왼쪽도 아닌

그냥 앞으로 가라며

묵직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나를 이끌어 주었죠.


내가 어떤 풍경을 오래 바라볼지,

세상 모두의 시선을 이끄는 화려한 광장이 아닌

외롭고도 낡은 작은 문 앞에 마음을 멈출지,

그대는 이미 다 알고 나에게 속삭였죠.

오직 내 안에서만 들리는,

나만의 음색을 가진 속삭임으로.


때론 어떤 상처 위에 머물며 멈칫거릴 때도,

그대는 그 깊이까지 느끼고 있었습니다.

타인에게는 스쳐 지나갈 조각들이

내겐 한동안 멈추어야 할 쉼표가 될 때,

그 자리에서 나를 놓지 않고

조용히 함께 머물러 주었죠.


그래서 그 상처는 오점이 아니라

내 문장을 완성하는 필체가 되었답니다.

모두가 건너뛰며 지나친 단락에서

나 혼자만이 걸음을 멈출 때,

슬픔이 화음처럼 번져 올라와도

그대는 끝까지 내 곁에 있었죠.


다른 이가 듣는다고 알 수 있을까요?

그걸 어찌 알 수 있나요.

이 리듬은 언제나 내 심연의 바닥에서

세상 밖으로 조용히 흘러가는

우리 둘만의 비밀일 뿐인데.


오늘도 삶을 완성하지 못한 채

고치고, 다시 다듬고, 또 고쳐 가는

이 끝없는 반복 속에서

그대는 언제나 시작도 끝도 없이

내 안에 우리만의 멜로디를 불어넣으며

내 깊은 좌절과 낙심 가운데서도 나를 일으켜

다시 노래를 부르게 만드는군요.


그래서 나는 이렇게 노래할 수밖에 없답니다.


“나는 '나'.”


그래서 기쁨의 눈물이 그 노래를 떠밀어 올릴 때

그대는 비로소 침묵으로 웃어 줄 테죠.

그리고 사람들은 그제야 알게 될 겁니다.


내가 부르던 그대의 이름이

바로 나의 ‘정체성’이었다는 것을.



나와 오늘까지 동행하는 ‘정체성’을 위한 노래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그가 나를 노래하길 원하는 마음을 담아.



'정체성'이란,

"나를 나답게 만드는 힘"이랍니다.


오늘 당신의 '정체성'은 안녕하신가요?


[연재 브런치북] BE MYSELF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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