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 해협에서 배운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법
신비로운 석양을 바라보고, 저녁에는 해적들이 물건을 사고팔았다는 야시장을 거닐어본다. 뭔가 황홀하면서도 새로운 체험이 될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작년 봄,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로 향하던 길에 잠시 말레이시아의 고도(古都) 말라카를 경유하였습니다. 저녁 무렵이 되자 석양은 붉은 기운을 더하며 말라카 해협 위를 가득 채워가고 있었죠. 해협을 바라보며 말라카에 대한 소개와 그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역시 전공은 못 속인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하고 말입니다.
‘사람의 마음에도 이 말라카 해협 같은 좁고도 소중한 길목이 있지 않을까?’
말라카 해협과 인간관계라? 전혀 다른 관계 속에 비슷한 암초가 숨어 있군요.
말라카 해협은 세계 무역에서 지극히 중요한 혈맥입니다. 동서양을 잇는 아시아 무역의 심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호르무즈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처럼 세계 경제의 생사를 쥔 병목 지점 중에서도 이곳의 위상은 독보적입니다. 전 세계 물동량의 4분의 1, 석유 수송량의 3분의 1이 이 좁은 수로를 통과합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은 단 2.8km. 이 작은 통로 하나가 막히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 경제는 일시에 마비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해협의 운명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라는 세 나라의 공동 관리에 달려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해적을 퇴치하고 항로를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서로 협력합니다. 이 좁은 길목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느 한 나라의 독점이 아니라 모두의 세심한 살핌과 조율이 필수적인 것이죠.
마음속 해협과 관계의 병목 현상
바다 위로 번지는 노을을 보며 깨달은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이 좁은 수로와 꼭 닮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진심을 전하고 싶어도, 그 감정과 의도는 결국 ‘신뢰’라는 좁은 통로를 통과해야만 상대에게 닿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값비싼 컨테이너에 담긴 소중한 마음이라도, 이 통로가 좁아져 있거나 오해라는 암초에 걸리면 소통의 흐름은 막혀버리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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