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선택의 순간, 나를 믿는 힘
예전에는 새해가 가까워지면 집집마다 새로운 달력을 준비하곤 했습니다. 아주 작은 탁상용 달력부터 아름다운 풍경화가 담긴 커다란 달력, 그리고 한 장 한 장 넘기며 하루를 갈무리하는 정겨운 일력까지 종류도 참 다양했습니다. 아직 여름이 오지도 않았는데 괜히 달력 뒷장을 넘겨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저 멀리 한여름 휴가철에 닿아 있기도 했습니다.
요즘이야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만, 한편으로는 한눈에 월력을 보던 때가 조금은 더 계획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달력에 적힌 숫자, 그것이 단순한 날짜일 뿐일까요? 처음의 설렘은 시간이 지날수록 묘한 압박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올해 내가 목표한 길이 잘될까?”, “혹시 이 선택이 너무 성급했던 건 아닐까?” 하는 불안과 혼란은 달력의 숫자가 커질수록 우리 마음속에 무겁게 내려앉곤 합니다.
인생이란, B와 D 사이의 C
Birth(탄생)와 Death(죽음) 사이의 Choice(선택)
철학자 사르트르의 말처럼, 인생은 선택입니다. 그래서 새해는 우리 앞에 쏟아진 수많은 선택지라는 거대한 메뉴판 앞에 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어느 누구도 이 선택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달콤한 꿈속을 헤매다 들려오는 알람 소리를 끌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아주 사소한 갈등에서부터 우리의 하루는 시작됩니다. 눈을 뜨는 순간, 이미 '선택'이라는 일과가 시작되는 셈입니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내린 선택이 과연 온전한 내 의지로 결정된 것인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무작정 따라나선 길, 타인을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 혹은 실패라는 쓴 열매가 두려워 택한 안전한 길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이런 선택들은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마치 뷔페 접시를 들고 서 있는데, 누군가 곁에서 내 입맛과는 상관없이 이런저런 음식들로 내 접시를 채워버리는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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