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낯선 타인, 나를 만나는 법
아주 오래전, 노트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소중한 데이터를 한순간에 잃은 적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결함 하나가 모든 기록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 경험하였다. 그 이후로 나는 모든 자료를 외장하드에 이중으로 저장하는 습관을 들였고, 정기적으로 자료를 업데이트하였다.
며칠 전 자료를 업데이트하다가 무심코 오래전 기록해 둔 일기장을 읽어보았다. 당시의 기록들이 마치 먼지 쌓인 다락방 책더미 속에서 나타난 노트 같았다. 그렇게 과거의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다 문득 한 곳에 시선이 멈추어졌다. 그리고 당혹감이 밀려왔다.
“대체 왜 그때 이런 생각과 선택을 했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문장을 쓴 것은 분명 나였지만, 그 안의 주인공은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낯설게만 느껴졌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일은 볼 만큼 해봤다고 자부한다. 사람을 살피고, 지식과 경험을 쌓고, 세상만사를 감당하는 법도 익혔다. 그런데 정작 '나'라는 존재의 기록 앞에서는 이토록 무력한 이방인이 되곤 한다.
우리는 왜 가끔 자신에게 무지한 관찰자가 되는 걸까?
실제로 조직심리학자 타샤 유리크(Tasha Eurich)의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약 95%가 자신을 ‘자기 인식이 높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타인의 평가와 심리 지표를 종합해 분석했을 때,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의 자기 인식을 보인 사람은 고작 10~15%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을 잘 안다고 확신하지만, 실제로는 그 확신과 현실 사이에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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