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읽을 줄 아는가』 2부

- 불편한 진실과의 만남

by Itz토퍼

편집된 기억의 이면


바이러스 감염으로 잃어버린 노트북 자료를 복구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쌓인 수많은 자료와 일기, 그리고 사진들을 되찾아야만 했다. 일기는 기억의 산물이지 않은가. 그 문장들은 삶의 궤적이 담긴, 반드시 복구해야 할 나의 역사와 같은 기록이다. 그리고 기억이란 완전한 내 것이면서도 나를 배신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노트북 수리를 맡긴 후,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억은 흐릿했다. 거대한 사건의 덩어리는 보인다. 그러나 그 사이를 채우던 조약돌 같은 세부적인 이야기들은 안갯속 풍경처럼 흐릿하게 지워져 있었다. 분명 그때는 꼭 기억하리라 다짐했던 사건들이 도무지 떠오르지 않거나, 심지어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처럼 긴가민가할 뿐이었다.


나는 그 안개가 자신의 기억력이 좋지 않아 그런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복구된 파일들이 하나둘 화면에 떠오르자, 그것들은 내가 잊고 싶어 했던 순간을 목격한 '창백한 타인들'처럼 나를 응시하기 시작했다. 그 파일들은 내 기억이 교묘하게 편집해 버린 원본 증거들이었다.


그 순간 내 안에는 아주 유능하고도 편파적인 '편집자'가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편집자에 대한 의문은, 훗날 나로 하여금 이 존재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당시에도 자신에게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작 그 현실 앞에서는 당황했던 것이다.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이 편집자는 '자기 고양적 편향(Self-serving bias)'이라는 강력한 도구를 휘두른다.


인간의 뇌는 자존감을 보호하기 위해 성공은 나의 능력으로, 실패는 외부의 상황 탓으로 돌린다. 또한, 자신의 행동이 신념과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하는 '인지적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해, 뇌는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내가 편안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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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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