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답게 크게 피는 사람, 오래 남는 사람
■ 2부: 나답게 크게 피는 사람, 오래 남는 사람
중국과 동남아 접경 지역을 자주 여행한다. 동남아와 중국의 소수민족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면서, 도시보다는 농촌 문화가 가득 찬 그곳에는 아직도 진한 사람 냄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에 도취해 셔터를 누르다 보면 흥미로운 광경을 마주하곤 한다. 일 년 내내 춥지 않고 습한 이 아열대 지역은 사시사철 꽃이 지지 않는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이곳의 꽃들은 우리가 흔히 기대하는 진한 향기가 없다는 사실.
어떤 꽃은 심지어 고약한 냄새까지 나기도 한다. 외양은 화려하고 번드르르하지만, 정작 꽃의 본분이라 여겼던 향기가 없다. 처음엔 정말 낯설고 실망스럽다. 그런데 자세히 관찰해 보면, 대신 꽃잎은 유난히 크고 색은 선명하며 아주 오랫동안 피어 있다. 식물에 대해 그렇게 많은 것을 알지 못하다 보니, 처음에는 이 모습이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꽃이라면 당연히 향기로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게 고정관념이었던 모양이다. 사실 자연은 이걸 깨닫게 해 주면서, 그들은 언제나 환경에 맞춰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걸 보여 주고 있었다.
그리고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정글에서는 작은 꽃이 보이지 않는다. 새와 박쥐, 나비와 벌이 많은 그곳에서 살아남으려면 향기를 멀리 보내어 그들을 굳이 유혹할 필요가 없다. 그 대신 햇살을 향해 스스로를 크게 펼쳐 보여야 한다. "나 여기 있다"라고 외치듯 말이다. 그래서 꽃들은 조용하지만 강렬하다. 비록 말은 없지만 존재감만은 분명하다.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어떤 사람은 '향기' 같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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