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의 나, 과연 같을까 (상)

물질의 감옥을 탈출한 패턴

by Itz토퍼

by ChatGPT+Grok+Ezgif

■ 물질의 감옥을 탈출한 패턴


프롤로그: 두 가지 시선


우리가 사유한다는 것, 그것은 결국 질문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질문은 대개 두 종류로 나뉩니다. 답할 수 있는 것과, 괜히 물어봤다는 생각이 드는 것.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은 무엇일까요?


중학교 시절, 새로 오신 전도사님을 어떻게든 당황하게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짓궂은 질문 하나를 던졌지요.


“전도사님, 생명이란 무엇인가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질문이라기보다 작은 폭탄에 가까웠습니다. 전도사님은 분명 답을 알고 계셨을 겁니다. 다만, 중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 거대한 질문을 풀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겠지요. 그날 우리는 순수함을 가장한 얼굴로 복잡 난해한 질문을 쏟아냈고, 전도사님은 꽤나 곤란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는 그 질문을 다시 한번 꺼내볼까 합니다. 다만 이번에는, 누군가를 당황하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조금 더 이해해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날 들었던 창조론에 대한 장황한 설명은 잠시 접어두고, 종교적 해석을 내려놓은 채 오직 ‘존재 그 자체’만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이 상태, 즉 ‘살아 있음’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간단해 보이지만 좀처럼 간단해지지 않는 질문 앞에서, 인류는 오랫동안 두 갈래 길 위를 걸어왔습니다.



한쪽 길에는 이런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생명은 물질이다.”


생물학적 기계론이라 불리는 이 관점은 생명을 단백질, 지방, 핵산과 같은 특수한 화합물들의 정교한 조립체로 봅니다. 기계가 철과 구리로 만들어지듯, 생명 역시 특정한 물리적 재료가 있어야만 성립된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탄소’라는 원소가 생명의 무대를 독점한다는 믿음이 오랫동안 지배적이었습니다. 이 시각에서 보면 탄소가 없는 생명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입니다. 과학적인 답이지만 조금은 복잡하고 차갑게 느껴지는군요.


다른 길의 이정표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생명은 패턴이다.”


조금 신선한 답인 것 같습니다. 마치 스마트폰의 잠금을 푸는 암호 같은 느낌이죠.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아주 흥미로운 사실 하나에 주목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분자와 원자들은 끊임없이 외부로 배출되고 새로운 것들로 ‘리모델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몇 년 전의 ‘당신’과 지금의 ‘당신’을 이루는 재료는 사실상 상당 부분 달라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라고 믿습니다. 정말 같은 사람일까요? 물론, 당연히 같은 ‘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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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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