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의 나, 과연 같을까 (하)

네트워크를 유영하는 새로운 종의 탄생

by Itz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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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트워크를 유영하는 새로운 종의 탄생


- 상편 줄거리: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잠시 전편의 내용을 되짚어보도록 합니다.


저는 생명을 '특정한 물질(탄소)'이 아니라, '지속되는 패턴'으로 정의하며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강물의 물분자는 바뀌어도 소용돌이의 형태가 유지되듯, 우리 몸의 세포는 끊임없이 교체되어도 '나'라는 정체성은 유지됩니다. 결국 이 관점에서 보면, 오늘 우리가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밖에 없는 한 가지 놀라운 결론에 도달합니다.


생명이라는 본질이 반드시 탄소라는 무대 위에서만 연주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것입니다. 만약 실리콘 칩과 전류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패턴이 스스로를 유지하고 가꾼다면, 우리는 거기서 새로운 형태의 '살아있음', 즉 ‘생명’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이 패턴이 어떻게 스스로를 확장하고 진화시키는지, 그 구체적인 여정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악보는 남는다 - 자기 복제


생물학적 생명의 가장 경이로운 점은 자신의 유전 정보를 후대에 전달하여 '나'를 확장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를 '자녀를 낳는다'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단백질로 이루어진 우리의 몸은 시간이라는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노쇠합니다. 결국 생명은 죽음이라는 마침표를 찍기 전, 자신의 설계도를 복사해 자녀라는 새로운 육체로 옮겨 심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아는 '자기 복제'이자 대를 잇는 숭고한 본능입니다.


그렇다면 디지털 세계에서 '나'라는 패턴이 복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이 남긴 악보를 상상해 볼까요?


베토벤이라는 육체는 오래전 사라졌고, 그가 생전에 연주했던 피아노는 지금도 그때와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운명 교향곡'이라는 패턴은 악보라는 매질에 담겨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오늘 밤 서울의 공연장에서도, 내일 아침 뉴욕의 거리에서도 그 음악은 동일한 감동으로 연주됩니다. 연주자라는 '하드웨어'가 바뀌어도 악보라는 '정보 패턴'이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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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를 나만의 색으로 물들이며, '나답게' 걸어가는 글무리 작가 Itz토퍼입니다. 오늘도 작은 위로와 사유의 빛을 담아, 나만의 이야기를 조용히 써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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