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루빈의 탄생, 인간 지성이 마주한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는가?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고,
스스로 생각하고 사유하며,
늙지도 죽지도 않는 몸을 얻어
끊임없이 진화해 간다면,
우리는 그 옆에서,
과연 어떤 존재로 남게 될까?”
■ 인간만의 고유한 ‘성찰’의 메커니즘을 이식받은 인공지능, 그 임계점에 선 우리의 사유
작년, 우리는 역사적으로 참으로 수치스러운 한 인간의 면모를 목도했다. 당시 필자는 들끓는 마음으로 인공지능에게 그 내란에 관해 물었으나, 돌아오는 건 뉴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는 기계의 무지함뿐이었다. 답답함에 "야 이 멍청아!"라고 AI를 나무랐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런데 이제 상황이 정반대로 뒤집히려 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향해 "야 이 멍청아!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아!"라고 꾸짖는 장면이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단계에 이르러면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의 속도라면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필자는 오랫동안 '사유(思惟)'를 외쳐 왔다. 왜냐하면 철학적으로 볼 때, 사유는 지능의 장식이 아니라 본질이기 때문이다. 정보를 아는 것과 스스로 의심해 결론에 이르는 것은 차원이 다른 능력이다. 그래서 과학이 인간의 삶 속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철학이라는 경계선을 넘어야 한다. 그곳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묻는 '윤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유란, 아는 것을 넘어 판단에 이르는 능력이다.
나는 이 '사유'가 차가운 기계에 이식되는 날, 인류가 전대미문의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 직감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왔다. 엔비디아(NVIDIA)가 발표한 차세대 인공지능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이 그 신호탄이 아닐까 싶다.
베라 루빈은 누구인가
이 이름은 천문학자 베라 루빈(1928~2016)에게서 빌려왔다고 한다. 그녀는 1970년대 우주에서 기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은하 변두리의 별들이 중심부만큼 빠르게 돌고 있었던 것이다. 상식 밖의 일이었다. 왜냐하면, 거리가 멀수록 중력은 약해져 속도는 느려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주를 지탱하는 거대한 질량, 즉 '암흑 물질'의 증거를 찾아낸 것이다. 보이지 않는 질서를 읽어낸 그녀의 정신은,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추론의 과정'을 더 깊이 구현할 인공지능의 이름으로 부활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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