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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May 10. 2017

지중해의 길냥이들  세 번째 이야기

 지중해의 길냥이들 

12마리 길냥이와 찬조 3마리 

바닷가 길냥이들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길냥이 12마리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12마리 외에 사진을 찍지 못한 길냥이들이 여러 마리 있는데 그 녀석들은 앞으로 연재될 이야기 속에 이름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1 대장 고양이 "우리 고양이"

첫날부터 살갑게 다가와서 부비부비 머리를 들이밀어서 "우리 고양이"라 이름 붙인 녀석.

우리에게는 애교투성이의 귀여운 녀석이지만 길냥이들 사이에서는 서열 1위다.

길고양이 무리에게도 서열과 질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카리스마 넘치는 대장 고양이다.


#2 새침데기 "스모키"

대장 고양이와 늘 함께 다니는 새침데기 고양이.

샴과 태비의 혼혈로 예쁘장한 외모에 바다처럼 파란 눈이 인상적이다.

사람의 손길을 피하지는 않지만 애써 다가서지도 않고, 조용히 대장 고양이를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다.


#3 사차원의 "플러피"

겁 많고, 호기심 많고, 질투도 많다.

언제나 대장 고양이와 스모키를 따라다니고, 쓰다듬으면 귀찮은 척 하지만 우리가 다른 고양이를 이뻐하면 그 틈을 파고들며 샘을 낸다.


#4 겁쟁이 "오스카"

겁이 너무 많아서 먹이 주는 것조차 어려운 고양이 오스카.

하지만 작은 새끼 고양이들에게는 배려의 왕이다.

그런 모습이 안쓰럽고 이뻐서 신랑이 특별히 챙겨주는데, 이 영특한 녀석이 자기가 신랑에게 특별대우받는 것을 알아서 은근히 밀당을 즐긴다.


#5 카리스마 넘치는 "스릴러"

사람도 다른 고양이들도 곁에 가기 어려울 정도로 한 성격 하는 녀석.

먹이를 먹다 귀찮게 하는 고양이들이 있으면 가차 없이 발톱을 세워 머리를 강타하는데 유독 겁쟁이 고양이 오스카에게는 관대하다.

대장 고양이가 있을 때는 서열에 들지도 못했었는데 대장 고양이가 사라지고 나서는 오스카와 서열 맨 위에 있다.


#6 아웃사이더 "비셔스"

처음 만났을 때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채 거칠게 굴어서 비셔스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늘 겉에서  떠돌고, 입도 짧아서 그 배고픈 와중에도 음식 가려먹고 한마디로 신경 쓰이는 녀석이다.


#7 반짝이는 눈을 가진 "샤이니"

만지는 것은 허락하지 않지만 늘 주변을 맴돈다.

먹이를 주고 집으로 돌아올 때 우리를 하염없이 쫓아오는 녀석 때문에 고생도 많이 한다.   

늘 저렇게 젖은 눈으로 빤히 쳐다보고 있다.


#8 아기 고양이 "이쁜이"

모습은 비셔스와 닮았지만 더 순하고 조용하다.

작은 새끼일 때부터 무리 안에 있었지만 늘 조용히 먹고 조용히 앉아만 있어서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이쁘장한 용모 때문에 "이쁜이"라고 불린다.


#9 오드아이 "미스티"

아기 고양이중 한 마리로 오드 아이를 가졌다.

오드아이는 청력이 나쁜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녀석도 그런 증세를 보인다.

때로는 친하게 다가오고, 때로는 달아나고... 몇 년을 지켜봤지만 종잡을 수 없는 녀석이다.


#10 귀엽고 귀여운 "귀염둥이"

아기 고양이 무리 중의 한 마리.

아기 때는 먹이를 먹은 뒤 다른 아기 고양이들과 어울려 노느라 사람 옆에는 오지 않았었는데 어느 날부터 머리를 들이밀며 사랑을 갈구하기 시작했다.

손을 내밀면 쓰다듬어 달라고 폴짝 뛰기까지 한다.


#11 먹보 길냥이 "텅"

아기 때부터 다른 고양이에 비해 작고 말라서 혹시나 죽는 건 아닐까 늘 걱정스럽던 녀석이다.

영양 부족인지 이가 제대로 나지 않아서 오래도록 젖은 음식만 먹어야 했었다.

비실거리는 녀석이 먹겠다고 머리부터 들이밀면 다른 고양이들이 모두 양보를 해준다.

먹는 것 앞에서는 그 어느 것도 두렵지 않다.


#12 또 다른 아웃사이더 "블랙"

무리에 끼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거리다 먹이를 훔쳐먹는 녀석이다.

다른 고양이들과 나누어 먹는 법을 몰라서 먹이 주변의 냥이들을 쫓아내는 거친 녀석이 조금씩 섞이는 법을 배웠다.




찬조출연!

또 다른 길냥이들..


#13 집고양이 길고양이도 아닌... 계단 밑의 "만두"

집 앞에 세워둔 차 밑에서 먹이를 갈구하던 거칠고 공격적이던 길냥이 "만두".

우리 집 계단 밑 담요 안에서 겨울을 나더니 눈동자가 순하게 바뀌었다.


#14 만두를 괴롭히는 "얼룩이"

만두가 우리 집 계단 밑에 자리를 잡자 어디선가 짠 하고 나타난 녀석.

만두를 괴롭히고 싸움을 걸어서 가끔씩 둘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길냥이인지 집냥이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 집 담장을 제집처럼 넘나들며 만두에게 싸움을 건다.


#15 너를 무어라 불러야 할까?

집 앞 바닷가 산책로에서 마주친 회색 고양이.

먹이를 주면 멀리 물러나라고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는 녀석...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못했다.

이 글을 읽는 누구든 녀석에게 맞는 이름 하나 지어 주시길...



먹이를 먹고는 바닷가 산책을 나가는 우리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따라오는 길냥이들..

배부르고 등 따시면 행복한 것은 길냥이들도 마찬가지..  자기들 배부르게 해주는 사람들을 신뢰하고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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