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2.17)
1. 요 근래 우리에게 변비가 생겼다.
매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시원하게 변을 보았는데,
요새는 2~3일에 한 번으로 그 간격이 늘어났다.
심지어 지난 주말에는 약한 장염 기운도 있었다.
잠도 역시 깊이 들지 못하는 느낌이다.
우리 아기는 그래도 통잠을 꽤 잘 자는 편인데,
이틀째 새벽에 잠깐 깨어 10분, 20분가량을 찡얼대다 다시 잠든다.
자폐 스펙트럼은 배변 문제와 수면 문제를 동반한다는데,
그냥 잠깐 속이 좋지 않았고
우연히 잠에서 깬 날의 한 두번의 일일 수도 있지만
괜히 걱정되고 신경이 쓰인다.
2. 그저께 우리 아기의 장난감을 빼앗으려는 다른 친구에게
우리 아기가 ‘뺏지 마’라는 정확한 표현으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자리에 있던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모두 놀라셨단다.
어린이집에서 우리 아기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 건 처음이었으니까.
아니, “그런 게 뭐 어때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작은 일일 수도 있겠지만
난 왜 그 사실이 이렇게 기특하고
이쁘고 갸륵한지 모르겠다.
얘기를 전해주는 와이프도 함께 기뻐했다.
“엄마, 아빠도 아니고 친구에게 그런 의사 표현을 하다니.”
“우리 아기 너무 대단한데!”
3. 자폐 스펙트럼 아이를 양육한다는 건
당연한 것을 크게 걱정하기도, 기뻐하기도 하며
작은 발걸음에 거대한 설렘을 느끼고
더욱 깊게 사랑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마음 아프지만, 힘들고 두렵지만
쌀알 같은 감사에
온 삶을 감싸 안는 법을 배워가는 느낌이다.
그래도 우리 아기,
오늘 꼭 변은 봐야 할 텐데…
우리야,
똥 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