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1.02)
새해가 되었다.
나는 이제 38살.
우리 아기도 어느덧 4살.
“실내 놀이터에서 놀고 싶어.”
하루 종일 노래를 부르던 우리의 요청에 따라
옆 동네에 있는 키즈카페를 방문하고 돌아오던 중
와이프에게 문득 얘기했다.
“작년 이 맘 땐 우리가 ‘엄마, 아빠’만 하지 않았었나?”
생각해 보면 정말 그랬다.
‘엄마, 아빠’만 겨우 하던 우리 아기였는데
1년 새 정말 많이 컸다.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본인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요구한다.
“ㅇㅇ 먹고 싶어.”
“교회 가고 싶어.”
“숫자 놀이 하고 싶어.”
“베베랑 집에서 놀고 싶어.”
“노래 틀어줘.”
“어부바 해 주세요.”
“계산 해 주세요.”
.
.
.
등등.
확실한 자발어로 할 수 있는 말들이
정말 많아졌다.
할 수 있는 것 역시 다양해졌다.
키즈카페에선 혼자서 경사진 미끄럼틀을 척척 오르고
수저와 포크에 익숙해졌으며
요즘은 젓가락도 조금씩 사용하게 됐다.
숫자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게 됐고
ㄱ,ㄴ,ㄷ…ㅎ 한글 자음을 구분할 수 있다.
간단한 지시 수행들이 가능해졌고
수용 언어의 범위도 많이 넓어졌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늘고
제일 중요한 건
이뻐졌다.
우리 딸은 오늘보다 내일 더 이뻐.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단 하나, 요즘 걱정이 드는건
지연반향어가 조금 더 심해졌다는 점이다.
아기가 말하는 내용중 반 정도는
책 내용을 줄줄 외우는 지연 반향어다.
특히 베베책을 많이 외우는데
30권도 넘는 그 많은 양을 시시때때로 중얼거린다.
지금 내가 그렇게 외우라면
절대 하지 못할 것 같은데,
걱정스럽다가도 ‘우리 아기 대단하다.’며
가끔 감탄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아기는
본인을 ‘베베’로 알고 있는 것 같다.
“베베가 불 끌래.”
“베베가 하고 싶어.”
“엄마, 아빠, 베베!!”
이름을 아예 베베로 개명해 버리면
고민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려나...
그래도 심각해지진 않는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2025년 1월1일의 우리 아기와
2026년, 지금의 우리 아기는 많이 다르다.
그렇듯 2027년의 우리 아기 역시
지금과는 또 다르게 성장해 있지 않을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괜찮다.
우리 아기만큼 나 역시 성장해
올해의 나보단 내년의 내가
우리에게 더 많은 것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
그러고 싶고,
그럴 거다.
그래야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우리 가족,
새해 복 많이 받자.
우리 아기는
아빠 복까지 모두 가져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