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1.06)
나의 마음은 아직 매순간 요동친다.
괜찮은 듯 한순간 고요하다 폭풍이 몰아치고,
뭉툭히 고이 정리된 모양을 흔적도 없이 휘갈겨 없애 버리기를 반복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햇살이 깃들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지 알 수 없다.
'돈을 많이, 오래도록 벌어야 돼.'
번잡한 생각들 속에 우선적으로 정리된 한 문장.
결국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기반을 넉넉히 마련하는 것.
나는 이틀째 6시에 일어나 7시에 집을 나서 8시가 조금 넘는 시간 회사에 도착한다.
다행히 내가 현재 '돈'을 버는 회사는 근무시간대로 수당을 쳐주는 비교적 대감집이다.
최대한 많은 근무시간을 채워 수입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든 이유이다.
연장에 야근까지 한다면 더욱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우리 애기의 잠든 모습만을 바라보며 아빠를 잊히게 할 수 없다.
그래서 연장근무를 신청하지 않고 하루에 근무할 수 있는 시간을 당분간 매일 채울 생각이다.
회사에 형으로 따르는 팀장님에게는
우리 아기의 진단을 받은 다음날 아침, 바로 말씀을 드렸다.
'하아....'
눈물을 보이는 형의 모습에 꾹꾹 눌러 담던 울음이 또다시 왈칵 쏟아졌다.
그리고 이틀.
도무지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을 하다가도 자폐에 관련된 영상들과 정보들을 찾아본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우리 아기와 고생하고 있을 와이프의 얼굴이 떠오른다.
지난날 인간적으로 부족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나고,
그 잘못들이 고스란히 우리 아기에게 전해진 것 같아 괴롭다.
회사 책상 한켠 예쁘게 올려져 있는 딸의 얼굴, 와이프의 미소.
나는 먼 미래의 오늘을 어떻게 기억할까.
그리고 그때의 우리 아기는...
우리 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