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27)
어젯밤
아기가 신생아 때부터 타던 유모차를 중고거래로 팔았다.
별생각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유모차를 넘기고 나니 콧잔등이 시큰했다.
우리를 재우기 위해 밤늦게까지 유모차를 끌고 다니던 시간들.
함께 돌아다닌 동네 골목과 공원.
그 안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온 세상을 바라보던
아기의 동그란 눈.
그리고 지금의 우리.
우리는 이제 유모차에 넘치는 키가 되었고
5분 이상 안기엔 꽤 무거워졌다.
많이 자란 우리 아기는
어느덧 아기와 어린이
그 어느 틈바구니에 놓여있다.
그래도 여전히 너무 이쁜 아기.
"어머, 얘는 뭐가 문제여서
여기에 오는 거래요?"
그저께 간 발달센터에서
손주와 함께 오신
어느 할머님이 하신 말씀이란다.
"얘는 이렇게 말도 잘하고,
이렇게 잘 걸어 다니는데..."
부러운 눈으로 우리를 쳐다보시는
그 할머님의 손주는
우리보다 2개월 정도 빨리 태어났지만
아직 말도 못 하고
걸으려고 하지도 않더란다.
그러니 우리 아기의 조잘거림이
부럽게 보이셨나 보다.
나 역시 길을 가다
우리 아기 나이대의 아이들을 보면
부러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쟤들은 이제 친구들끼리 노는구나'
'엄마 눈들도 잘 쳐다보네.'
결국은
비교가 문제다.
모든 사람은 상대적이고
각자의 상황과 시간들이 다른데
열병같이 올라오는 비교의 마음들은
기어코 지금의 나를 구겨놓는다.
"오빠, 아기가 지연반향어가 많이 줄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 있긴 해.
눈 맞춤도 완벽히는 잘 안되고.
엄마랑 아빠 할머니를 빼면
대답도 잘 안 하긴 해.
"그래도 아기 말 요즘 엄청 잘하던데.
막 대화가 돼 진짜로."
"맞아. 어제는 할머니가 뭘 물어보니까
'대답하기 싫어'이러더라니까.
우리 아기 말 잘해^^"
어젯밤 아내와 대화를 나누며
난 방금 전에 떠나보낸 유모차가 생각났고
그 안에서 나를 보던 아기가 떠오르고
살며시 웃던 미소가 그려졌다.
'비교하지 말아야지.'
우리 아기는
우리 아기의 모습을
우리 아기의 속도로
그리고 나는
나의 방법으로
나만의 마음으로
잘 크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