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7일 6:25am
내가 대리였던 시절 회사 후배에게 들었던 말이다. “대리님은 어떻게 할 말 다 하면서 미움을 안 받아요?” 순간 뇌가 정지되었었다. ‘응? 할 말을 다해? 나 할 말 다 못하고 사는데?’ 잠시 일시정지 상태에서 풀려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할 말을 다 했나?
비교적 할 말을 다하는 편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지금도 그렇다. 꾀나 직설적이다. 하지만 진심을 모두 드러내지는 않는다. 직설적인 화법을 쓰다 보니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솔직하고 쿨하게 할 말 다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내 안의 진심은 내 말과는 다른 경우도 많고 긍정적으로 표현하지만 속은 부정적인 의도를 가지는 때도 있다.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솔직히 나 같은 인간을 만날까 봐 무서울 때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는 말을 고지 고대로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일단 나의 진짜 속내는 뒤로 미루고 미움을 받지 않아 보인다고 하니 내가 대화할 때 어떤 부분을 신경 쓰는지 생각해 봤다. 내 말을 하기 이전에 상대방이 하는 말을 경청하려고 노력한다. 경청은 대화의 기본자세인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태도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 후에 나의 생각을 답한다. 최대한 감정은 배제하고 내 나름의 합리적인 기준과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하려고 노력한다. 감정적이 담긴 말은 그 어떤 메시지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한다. 그거 감정만이 고스란히 전달되며 상대방도 나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내 감정에 대한 자신의 감정 반응만 느낄 뿐이다. 마지막으로 메시지는 부정적일지언정 최대한 긍정의 표현으로 포장해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같은 말도 ‘아’다르고 ‘어’다르다. 예를 들면 당신은 이런 점이 ‘개선해야 합니다’보다는 이런 점이 조금 더 ‘성장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할 말은 다 해도 미움받지 않는 이유는 이 세 가지가 전부인 것 같다. 셋 다 아무런 노력 없이 자연스럽게 되는 태도는 아니다. 나도 매일같이 인지하며 노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