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6일 6:8am
순자산이 30-33억 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면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렇다면 나는 대한민국 상위 1% 자산가이다. 상위 1% 면 과연 행복할까.
나에게 물어본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하진 못하겠다. 오히려 지금보다 가진 것이 없었고, 가난했던 젊은 날의 시절이 행복했던 것 같다. 배울 것이 많았고 새로운 경험과 호기심으로 가득 찼던 그때가 오히려 매일 엄청난 몰입감으로 인생을 살았다. 배움과 현재에 집중하는 삶만큼 흥미로운 여행이 없다.
40대, 어느덧 은퇴가 가까워지는 나이가 되니 경험할 만큼 했다는 자만심과 지루함은 늘어가고 호기심은 줄어든다. 은퇴 후의 삶에 뚜렷한 계획이 없으니 불안하고 돈에 대한 집착은 늘어간다. 돈은 벌고 모으고 불리는 만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돈을 수단이 아닌 목적에 두고 살아가는 나를 자주 발견한다. 자산이 늘어나는 만큼 내면이 함께 성장하지 못했다. 인생에 대한 통찰과 지혜, 가치 판단의 기준이 잘 뿌리내리지 못한 상태이다. 다행인 것은 나 스스로가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부자라는 이유만으로 부러워 할 것 없다. 내면이 성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주어진 부는 오히려 자신에게 주는 독이다.
돈이 많다고 무조건 행복하고 삶에 대한 만족도가 뛰어난 것은 아니다. 반대로 돈이 없다고 항상 불행하고 불만만 가득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돈이 없으면 불편하고 행복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돈은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은 맞다. 냉정하지만 그게 현실이다.
나는 행복하지도, 그렇다고 불행하지도 않다. 하고 싶은 것을 적당히 하고, 문제 해결에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한다. 그리고 그것이 감사하다는 것을 항상 잊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젊은 날의 가난했던 내가 항상 더 신이 나있었고 온전히 하루에 몰입하며 살았기에 그 시절이 그립다. 어쩌면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지금의 나를 그리워하는 나를 만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으려면 자산보다는 나 자신을 채우는 것에 조금 더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