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漂流

by 진안


이런 그런 느낌 느껴본 적 있는가? 내가 나로 존재하는 것 같지 않고, 이곳에도 저곳에도 속해있지 않은, 그렇다고 주변인도 외부인인 것 같지도 않은 그런 느낌. 요즈음 내 일상의 대부분을 감싸는 느낌이 이러하다.

이런저런 일상은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잔잔히 흘러간다. 하지만 그 속의 나는 내가 정작 어디로 흘러가는지, 내가 현실에 존재하긴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망망대해에 둥둥 떠있는 정체불명의 물질, 그런 것 같다.

쉽게 말하자면 그 어느 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선택하지도 못하는 상태이다. 이렇게 지낸지 꾀나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40대의 방황이 이렇게 질기고 깊을 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인생의 큰 변곡점을 찍으라면 40대가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살아온 대로 앞으로도 똑같이 살아갈 수 없다. 그러고 싶어도 사회는 나를 그렇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러니 현재의 삶에 머무를 수 없다. 그렇다고 미래로 나아가자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 단 한 발자국도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지금 나아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 방향도 시기도 불분명하다. 현재에 머물러도 나아가려 해도 불안하긴 매 안 하기다.

넘실넘실 파도는 치고 바람은 부는데 나는 울렁이는 바다에서 멀미만 하는 중이다. 멀미를 잠재우기 위해 약이 되는 책을 집어 보지만 불안정한 상태로 독서에 집중하기도 힘이 든다. 이럴 땐 어떤 약을 처방해야 할까. 이렇게 있다간 물속으로 잠겨버릴 것 같다. 인생은 참으로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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