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플랫폼의 활용

feat.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by generalist choi

92년생인 나는 올해 30살이다.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은 강남의 어느 한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에 지원했을 때엔 열정,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기대감 등의 것들과 스톡옵션, 진급, 대박(?) 등이 내 생각을 사로잡았다. 스타트업답게 우리는 수평적인 문화, 독창성, 다양성, 자유로움 같은 것들이 있었다. 마치 그런 것들을 대변하는 양 수많은 플랫폼도 사용되고 있었다.


기억나는 것만 적자면, Google의 대부분의 기능(Gmail, Google Drive, Presentation, Docs, Google Meet 등)과 Slack, Zoom, Salesforce, Asana, Docswave, Flex, Confluence, Notion, Bizplay 등이 있었다.


하지만,

스케치북 한 면에 노란색, 파란색, 주황색, 초록색... 다양한 색들이 칠 해지다 보면 결국 검은색이 되는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자료는 더 찾기 어려워졌고, 번거로운 일들만 늘어나는 것 같았다. '잘 활용하면 좋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긍정적이게 활용해보려 했지만 쓸수록 짜증만 늘어났다. 'ㅇㅇ님, 그 건에 대해서는 Asana form을 이용해서 작성해주세요~ 그럼 저희가 처리할게요.', 'ㅇㅇ님, 해당 자료는 Google Drive 어디 어디 어디 어디(타고 들어가야 할 경로가 많다.)로 들어가시면 있어요.', 'ㅇㅇ님, 해당 자료는 Notion 어디 페이지 보시면 있어요.' 베ㅐㅑ젇ㄱ;ㅣㅏㅓ햐ㅡㅜㄹ....


모두가 자신의 입맛대로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었고, 각 부서마다 추구하는 플랫폼이 있었다. 가난한 스타트업보다야 낫겠지만(비하 발언 x) 너무 많은 플랫폼의 사용은 독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문서 하나를 찾기 위해 혹은 보기 위해 누군가는 notion을, 누군가는 google drive를, 누군가는 Slack을 봐야 한다는 것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구성원들의 업무집중도 또한 분산시킨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는 일이 필요할 것 같고, 플랫폼의 숫자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에 회사가 커지게 되면 자체적으로 인트라넷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행복한 상황일 것 같지만 다양한 메뉴, 소수를 위한 메뉴, 손도 대지 않은 메뉴처럼 준비한 비용에 비해 낭비가 더 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기업의 문화는 존중하지만 '기업의 성장'을 위해 쓸모없는 비용과 쓸데없는 다양함은 필요 없지 않을까? 오늘도 이기적인 구성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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