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그래서 누구한테 물어봐?
지난번 글에 이어 오늘은 조직도의 지나친 세분화에 대해서 적어보려 한다.
먼저, 기업을 꾸려가고 회사를 운영해가는 데에 있어서 조직도는 상당히 중요하다. 기업의 조직도는 그 회사의 규모와 체계를 보기에 가장 간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부서로 나뉘어 있는지, 어떠한 사업을 하고 있는지, 각 사업에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 조직도가 너무나 휑하고 간소하다면 '아 회사가 엄청 작구나?' 혹은 '아 여긴 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상당히 많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조직도가 다양하고, 각 부서가 더 잘게 세분화되어 있는 것은 좋을까?
앞서 말했듯 나는 커져가는 스타트업의 한 일원이다.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엔 민망할 정도로 200명이 넘는 임직원이 상주해있다. 이에 따라 각 구성원들의 업무가 다양해졌고, 여러 팀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기서부터 일의 효율에 관한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마케팅팀', '사업팀', '개발팀', '재무팀' 등등 기본적으로 아는 큼직한 팀이 아닌 자신의 업무에 -팀을 붙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마케팅 부서의 A팀, B팀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일반마케팅팀, 브랜드마케팅팀, 클리니컬마케팅팀 같은 각기 다른 팀들이 생겨났다. 하는 일과 팀이 달라 TL(Team Leader) 또한 각각 존재했다. 그리고 소통 또한 있지 않았다. 팀은 매일매일 늘어나면서 팀 간 소통은 점점 사라지고, 각 팀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서로가 알지 못하는 상황에 다다랐다. 그럼과 동시에 몇몇 팀에서는 자신들의 할 일만 딱 정해둔 채 다른 일들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쇠 하는 경우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각 팀의 역할과 이해도는 점차 떨어졌고, 타 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하나의 목표를 두고 협력하는 힘은 줄어만 갔다. 결국에는 1시간이면 해결될 일을 가지고 30분을 어느 팀의 누구한테 물어야 하는지 묻는 데에 시간을 쏟게 되었다.
이미 많은 사례들을 통해 지나친 업무의 세분화와 부서의 세분화는 좋지 않음이 보여왔다. 꼭 필요한 분할인지, 그게 업무에 엄청난 효율을 가져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업무의 효율을 위해서라면 각 부서가 큼직한 카테고리 안에서 구성원들의 알맞은 R&R을 제공하고, 내부에서 일을 분배하고, 아웃풋을 협력 부서에 제공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일을 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R&R을 알아야 하거나, 찾아봐야 하는 비효율적인 일은 사라지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지나친 세분화는 부서 혹은 팀 간의 소통을 단절시키고, 일의 허들이 계속 생겨나는 단점을 가져오지 않을까? 오늘도 이기적인 구성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