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사심이 중요해?
나는 요즘 말하는 90년대생이다. 군 복무까지 포함하여 총 3번의 이직을 해서 현재 4번째 직장을 다니고 있다. 세대의 모든 입장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해보면 회사에 대한 애사심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야, 애사심이 밥 먹여주냐?', '돈만 받으면 되지 뭔 애사심이야.', '어차피 우린 톱니바퀴야. 애사심 가져서 뭐해.'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듣고는 한다. 나도 그들의 말에 동의한다. 그럼 애사심은 필요가 없는 것일까?
애사심이란?
말 그대로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막연하게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이라 함은 거부감 먼저 가지게 하는 것 같다. '받는 만큼만 하면 돼. 무슨 사랑이야.', '그게 무슨 꼰대 같은 소리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랑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사랑은 연인 사이의, 가족 사이의, 친구사이 등 다양한 관계에서 존재한다. 사랑의 속성 중에는 오래 참고, 불의를 기뻐하지 않으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들이 있다. 마냥 모든 것을 포용하고, 다 좋다고 웃으며,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연인과 가족 하고는 사랑하면서 그렇게 치고받고 싸우면서도 회사와의 관계에서는 순한 양이다. 그러한 관계는 깨지기 마련이다. 회사 내에서 부당한 대우, 부정하고 더러운 짓을 보고 가만히 있는 것,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참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 그렇다면 애사심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은 것 같다.
애사심의 오용
회사에서는 애사심이라는 단어를 통해 구성원을 묶으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요구하는 애사심에는 '애사'의 느낌보다는 '절대 권위에 대한 복종', '뼈를 묻겠다는 마음가짐', '회사를 위해 모든 것을 하겠다는 마음'등으로 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다. 쌍방이 아닌 일방적인 사랑을 요구한 셈이었다. 이전에는 이런 영리한 단어를 통해 순진무구한 직장인들을 직장 안에 머물게 했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이직하는 사람들에게 애사심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었고, 끈기가 없고 인내심이 없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아주 집착하다 못해 헤어지고 나서 헛소문을 퍼트리는 그런 애정결핍자의 잘못된 연애 같다. 심한 경우에는 '회사가 너를 거둬줬다.', '네가 나가면 뭘 하겠냐.', '이 돈도 너한테는 과분하다.'등으로 소휘 말하는 가스라이팅까지 당해왔다.
바른 애사심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회사를 사랑해야 한다. 마냥 사랑하는 것이 아닌, 올바르게 사랑해야 한다. 사랑에 대한 바른 인식과 그에 대한 올바른 적용을 할 필요가 있다.
1) 다니는 동안은 회사의 바른 성장을 위해
회사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을 하자. 올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며 일해야 한다. 일단은 나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서 알아주기를 기대하지 말자. 회사의 바람직한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책임을 다해 일해야 한다. 주는 만큼 일하자는 마인드는 회사에도, 나에게도 독이 될 뿐이다. 또한 Free rider(무임승차자)가 되지 말자. Free rider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 현실에 안주하며 살기에는 편하지만 계속 성장하는 이 세상에서 바보를 자처하는 꼴이다. 성과와 노력에 대한 평가는 다음의 문제이다. 회사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
2) 불의를 기뻐하지 않기
월급이 안 밀리고 잘 나온다는 이유로, 나와 관계없다는 이유로 회사에 생기는 부정하고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침묵하지 말자. 회사에 손해를 가져다주는 사람 혹은 회사의 성장에 방해가 되는 요인, 불법적인, 부도덕한 행동을 저지르는 것들에 대해 지혜롭게, 철저하게, 신중하게 어필하자. 일이 커질까 봐, 나에게 불이익이 생길까 봐 겁나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확실하지 않아서 의심만 품은 채 다닐 수도 있다. 이러한 경우 믿을만한 상사나 팀 리더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단순히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아닌 회사를 사랑하는 마음에 의거한 지혜로운 자리여야 한다. 가십거리나 구성원을 흉보며 떠벌리고 다니는 것이 아닌 회사에 유익하지 못한 불의한 것들에 대한 지혜로운 고발정신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3) 정말 아닐 땐 떠나기
자신의 모든 사랑의 행동과 방법을 동원하여 회사를 위해 일해왔는데 그에 따른 성과나 보상, 관계, 결과 등이 좋지 못하게 나왔다면 그때에는 미련 없이 떠날 기회가 있다. 참아도 왔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도 했으며, 성실하게 일해왔다면 아쉬울 게 있을까? 어딜 가나 회사는 다 똑같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딜 가나 같은 일을 하진 않는 것 같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더 나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자신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곳이 현재의 직장이 아니라면 연애에도 이별이 있듯, 회사와의 연애도 정리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