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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tie Yang Feb 28. 2019

또다시 핀란드

Here I am again in Finland

난 누구? 여긴 어디??


가끔 나는 일상탈출을 꿈꾼다. 나의 집은 엘에이, 여긴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이다.


2019년 송구영신 예배를 시작으로 7일간의 GM Diet를 성공적으로 마치고(다이어트 계획에도 없던 걸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며 사진빨 좀 받겠다고 급하게 시작함) 요 요 없이 일주일을 더 유지하다 13일 새벽 비행기 FinnAir로 엘에이(LAX)를 떠나 뉴욕(JFK)을 거쳐,  다음 날인 14일 오전 핀란드 국제공항인 헬싱키 반타 공항(Vantaa Airport)에 도착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하늘에서 내려와 쿠쿵하는 소리와 함께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하면서 겨울의 왕국 핀란드의 눈보라가 <어서 와, 핀란드는 처음이지>라며 나를 반기는 것 같았다. 나는 지난 2015년 눈부시게 아름다운 핀란드를 이미 한 번 경험했다. 너무나도 좋은 추억이였기에 겨울의 핀란드가 궁금하기도하고, 캘리포니아와는 전혀 다른 그런 날씨를 경험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의 <북유럽에서 50일 지내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거다, 그렇게 겨울의 핀란드는 또 다시 나에게 아름답게 다가왔다.. 


현재 날씨는 영하 2도, 생각보다 춥지 않을 것 같았다. 가을/겨울에 보통 비가 많이 오는데 헬싱키의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면서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비가 아닌 눈으로 바뀐 거다. 어디쯤 부터일까, 비가 눈으로 바뀌는 지점이.....궁금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호기심이 생겼다. 구름에서 내리는 비부터 언제 부턴가 눈으로 바뀔꺼야, 참 아름다운 광경일텐데.


오기 전 춥기로 유명한 북유럽의 날씨에 대비해 무릎까지 올라오는 스노부츠를 신고 온 덕에 눈이 무척 반갑기도 했다. 스노부츠 안에는 털이 달려있어 보온을 해주는데 나는 아마존에 따로 주문해서 양털로 된 신발깔창을 더 add하였으니 겨울날 준비는 철처히 해왔다고 생각했다. 캘리포니아 날씨가 워낙 따뜻해서 핀란드의 겨울이 춥기는 하지만, 눈이 오니 따뜻한 기운도 동시에 느껴졌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님도 춥지만 춥지 않은.... 이게 무슨 말인지 알 거다. 당췌 뭔 소리를 하는 거냐고 반박하는 분도 있을테지만, 같은 영하 2도의 날씨여도 눈이 오는 날과 눈이 오지 않는 날의 차이는 느껴본 사람 만이 알 수 있는 거다. 눈이 오는 날의 영하 2도는 엄청 평온하고 따스하고 엄마 품같은 cozy함이 느껴지는 그런 날씨다. 바람도 많이 안불고 이 따스함이 느껴지는 핀란드의 날씨를 나를 반갑게 맞아주는 것 같아 기분이 최고였다.


그러나.....나의 핀란드 입국은 공항 수속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공항안에서 걸어오다가 공항내에 있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왔다. 입국수속 윈도우에는 나 밖에 없고, 입국 수속을 하는 장소가 무척이나 한산해 보였다. 아니 나 밖에 없었다, 잉? 내가 화장실에 그렇게 오래 있다 나왔나? 처음이다 이런 기분, 공항에 북적북적해야 정상 아닌가? 나중에 생각해보니 유럽내 EU국가들이나 Shenzen 동맹이 맺어 있는 국가 끼리는 따로 입국신고를 거칠 필요가 없기에 미국에서 들어 온 나나 유럽 외에서 온 해외여행자들만이 여기를 거쳐 가야하기 때문에 한산했던 것이다. 


헬싱키 공항은 한국 공항에 비해 규모가 엄청 작다. 인천 공항의 1/3 사이즈 랄까? 아직도 레노베이션 중이라 다소 복잡하지만 심플하지만 무척이나 세련된 가구와 건축기술에 입이 떡 벌어진다. 딱 내 취향이야.....평소에도 가구와 건축에 관심이 많은 나는 공항에서도 사진찍느라 정신없다, 이번 여행은 아이폰으로 모든 사진을 찍고 다녔다. 사진찍다 바닥에 엄청 많이 떨어뜨렸는데도 아직 까지 문제없이 잘 들고다닌다 ㅎㅎ


입국 수속 창구에는 다소 딱딱해 보이는 입국수속 담당자가 앉아있었다. 의자가 높은 데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위축감도 들고 이유없이 잠시 쫄았다. 군인인지 공항직원 유니폼인지 꽤 각이 잘 잡힌 복장에 덩치도 크고 키가 엄청 커 보이는 무섭게 생긴, 그치만 외모는 멀끔하게 생긱 직원이 내 여권과 항공권을 보여주니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왜 핀란드에 왔냐는 질문부터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 50일 동안 무엇을 하려고 왔으며 체류기간인 50일 동안 필요한 비용이 충분히 있는지를 물었다. 보통 핀란드 관강객은 1~3주가 보통 체류기간인데 나는 거의 7주를 머무르는 거니 의심 받을 만 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그렇다고 가지고 있는 현금이랑 크레디트 카드를 다 보여달라니 좀 황당했다. 그래도 입국을 순조롭게 지나기위해 잠시 욱하고 올라오는 감정을 추스리며, 시키는데로 순순히 현금과 크레디트 카드를 몽땅 오픈하여 보여줬다. '아, 이거 아닌데~' 나를 아시아사람이라고 얕보나 싶을 정도로 기분이 안 좋아졌다. 만 불 이하의 현금을 가지고 들어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돈을 보여달라는 경우는 진짜 처음이다. 아주 불쾌하지만 넘어가야하는 절차였다.


나는 보통 아시안 여행객들이 가지고 다니는 아주 클래식한 허리에 차는 벨트식 지갑에 현금을 가지고 왔다. 평소 러닝을 하기 때문에 <KART (Korean American Running Team)>라는 러너스 클럽에서 멤버십 가입시 받은 굵은 고무밴드가 허리에 초밀착되는 핸드폰 및 자동차 키 보관용 벨트쌕에 현금과 여권이 들어있었다. 허리에 짝 달라 붙는 스타일이라 위에 옷을 걸쳐도 하나도 티가 안나는 그런 매직 같은 벨트쌕이다. Thanks to Peter Coach님, 여기서도 날 풀리면 함 뛰어볼라고 운동화랑 운동복도 잘 챙겨왔습니다. 


어쨋든 무장해제하고 현금 다 까보이고 카드까지 다 보여주었으나,  질문은 그 이후에도 계속 이어졌다. 돈이 모자르면 일을 할꺼냐며 다시 질문이 들어왔다. 여기서 대답을 잘해야지 말실수하면 입국 실패하고 바로 비행기타고 다시 집에 가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지혜롭게 헤쳐 나가야지, 순간 나도 모르게 순발력을 발휘해 당차고 소신있게 대답했다. 나는 크래딧카드 금액 한도가  높아서 카드는 몇 개 안되지만 큰 돈을 가지고 온 것이나 똑같은거라고, 50일을 버틸 충분한 돈이 있고 카드는 다만 백업이라고 당차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나는 일하러 온 게 아니구 돈을 쓰러 온 관광객이고, 나는 오래 머물면서 여행도 여유롭게 지내고 이 추운 겨울의 핀란드라는 나라가 궁금해서 한 계절을 다 나아보려고 길게 여행을 잡은 것이라며 차근차근 조목조목 설명을 했다. 


일단 입국심사원에게는 점수를 따야지 아니면 바로 '너 집에 가~'라고 할 것 같아서 최대한 침착하게 웃으며 설명을했다. 아마도 웃으려고 억지 웃음을 지어보인 게 티가 났으리라...ㅋㅋ 어쨋든 그렇게 공항을 어렵게 통과했다, 아싸아~~~~


지금부터 겨울의 왕국 핀란드, experience, explore and fall in love with Finland!!! 


핀란드에서 겨울나기 프로젝트,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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