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은 확실하나, 굳이, 꼭, 짝을 이루고 2세를 낳고 그렇게 평생을 같이 살아야만 하는 것인가. 그로 인해 불거지는 갈등은 더욱 늘어가고, 삶의 질은 혼자일 때보다 더욱 초라해지며, 다른 가족과의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우울하다. 이러하니 MZ세대에서 비혼 선언이 늘고 있고, 결혼 연령은 점점 늦어지며, 출산은 기피 대상이다. 이에 반해 싱글의 삶을 위한 사회 문화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혼밥이니 혼영이니 하는 말들이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그들을 위한 상업적 상품들과 공간적 편의는 더욱 늘어가는 추세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원래 고독한 것이며, 산다는 것은 괴로운 것이니, 혼자 잘 살면 된다고 말한 쇼펜하우어의 인기는 나날이 서점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함에도 과연 혼자 사는 삶이 진정한 행복을 담보해 주는 지는 잘 모르겠다. 혼자서도 잘 살 수는 있으나, 과연 삶의 막음 날에 혼자 사는 삶이 행복했다고 할 지 의문이다. 후회하지 않을까? 둘이 함께 사랑하며 쌓은 흔적과 늘어난 가족, 두 사람을 똑 닮은 2세와 함께 한 시간들, 때로는 지지고 볶고 다툴지언정 그만큼 정도 쌓았던 그런 추억거리가 없다면 주마등처럼 펼쳐질 내 삶이 끝까지 무료하지는 않을지. 뒤늦게 해볼걸 미련이 남지는 않을까.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인 삶이라면 그래도 해보는 게 더 낫다는 게 나름의 인생 모토이다.
그런 점에서 '혼자여서 좋다' 는 남주의 문장을 '혼자여도 괜찮다'로 수정하길 원하는 여주, 결국 마지막 책 작가 소개란에 '혼자라서 행복'한 사람으로 수정, 마무리된다. 싱글이든 커플이든 모두가 괜찮은 삶, 행복한 삶을 살기 바라는 마음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두 싱글의 그린라이트를 보며 싱글도 선택이며 행복할 수 있지만 커플로 가는 한 과정이어도 좋겠다 싶었다.
믿고보는 두 배우의 찰떡 케미와 연기 외에 유명 다수 배우들의 출연을 보는 재미도 쏠쏠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