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모호함

정답이 있나요?

by 다담

세상만사 분명하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을 곁에 둬야 하는지.

이 길을 계속 가야 하는지, 더 늦기 전 돌아가는 게 맞는지.

지금 집을 사는 게 맞는지, 주식을 사는 게 맞는지.

수 없이 많은 막연한 문제들 앞에서 갈등하고 해결책을 찾는 인생에 누군가 딱 여기, 이것, 이 사람, 하고 답을 준다면...그게 옳을까.


한치 앞도 분명하지 않은 삶이라 항상 불분명한 애매모호함에 갸우뚱거리며 살아간다. 그러하니 큰 문제이든 작은 문제이든 늘 고민하고 다각도로 예상해보아야 한다. 한 가지를 선택 시 버려야 할 기회비용의 가치를 따져 가장 효율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애매모호한 것이 삶이니 때론 애매모호한 불확실의 태도로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 둘러보기도 해야 하지 않을까.


획신은 포용의 적이라 했던가.

이게 맞아.

내 말이 맞아.

이 길로 직진하는게 정답이야.

이런 확신은 상대의 말에 귀 닫는다.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니 다른 생각이나 방법은 그르다는 확신에 일방통행이 되고, 주위는 살피지 않는다. 더더욱 확증변향이 되어 그런 부류의 사람들만 만나고 그런 말들만 듣고 더욱 믿으며 이는 신념화된다. 위험하기 그지 없다.


답정너의 질문은 또 얼마나 가혹한가. 딱 그 답을 정해 놓고 상대가 대답하도록 하는 질문은 질문이 아니라 폭력일 수 있다. 원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여지 없이 부정적 반응이 나올 것이며, 기대한 답을 해주지 않으면 대가를 치루기도 한다.


애매모호함은 우유부단함만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의미로 다소 연민의 시각으로 본 의견일 뿐이지 그를 긍정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다. 매사 정확하지도 확고하지도 않은 성격 탓에 순둥이니 여린 마음을 지녔니 하는 소리를 듣지만, 실은 이것저것 따져보는 중이었다. 답을 찾는 과정이 다소 느릴 뿐이었다. 애매모호함은 더 나은 답을 찾는 과정이라 여기게 되었다. 이른 확신은 더 빠른 답이 아니라 우물 안 개구리의 시야를 갖게 하기도 함을 알기 때문이다.


또한 애매모호함은 얼렁뚱땅과도 다르다.여러 답의 가능성을 생각해 열린 태도를 지니자는 것이지 일을 대충 처리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얼렁뚱땅은 서둘러 일을 처리하다 실수가 발생한다. 이것저것 고려해 보는 신중함이 부족한 탓이다. 정답을 서둘러 정하지 말자는 의도이다.


애마한데...라며 갸우뚱거리는 그 고개짓에 시간을 조금 묶어두고 다각도로 고려해 보는 여유를 가져보자는 의도이다. 다소 느리지만, 빠른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소심한 변명같은 마음으로 삶을 두루 돌아보며 살고자 하는 이의 작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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