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과 최고
할 만큼 했어요
나로선 최선을 다 했다구요
안되는걸 어떡해요
그랬다, 나의 최선이 최고의 결과를 보장하진 않았다. 선택의 반복이 삶이라기에 매번 선택의 기로에서 나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결과를 기대했으나, 만족보다는 실망이 더 컸다.
다음 기회에, 쉽게 한 글자로 꽝인 뽑기가 더 많은 문방구 앞 허접한 뽑기통에서 그래도 원하는 인형 하나 얻으려 매번 반짝이는 눈망울로 아껴 모은 용돈을 넣는 애처럼. 돌아서며 다시는 안 할거야 다짐하지만, 몇 시간만에, 혹시 다음에는, 하는 헛된 기대를 하게 된다.
그 때로부터 왜 한 걸음도 나아지지 않은 거야. 형상만 달라지고, 조건만 달라졌을 뿐 그 모자란 아이는 여전히 아닌 걸 알면서도 또 헛된 기대로 사회가 그리 비정하지 않을 거라며, 나만 잘 하면 보상이 따를 거라 믿는다. 최선을 다 하자는 주문을 온 몸에 두르고 나만 잘 하면 된다고 다그친다.
애초부터 꽝이 많은, 그저 코 묻은 돈을 유혹하는 나쁜 사람이 만든 거라 여기며 근처에도 가지 말았어야지. 그런 똑똑한 지각이 있었다면 내 삶은 달라졌을까. 매 순간 기대하는 짜릿한 기쁨과 가끔 손에 떨어지는 결과물에 만족하는 행복은 없더라도 순탄한 삶은 살았을까.
이게 마지막 기회이면 어쩌나, 다시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으면 어쩌나 불안이 나를 잠식할 때도
겉으로는 의연한 티를 내나, 내 패는 초라함을 안다. 자비로운 하늘은 죽으란 법은 없다고, 아예 빈손으로 사막을 건너게 하진 않더라. 죽지 않을 만큼 물과 빵 조각은 쥐어주더라. 그렇게 불면의 우주를 건넌 시간들이 나를 지탱시켰다.
그리고 새해 다시 나는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 답은 모르나, 또, 나의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간다. 남들이 보기에 모자랄지언정 나의 최선에 스스로 응원하며.
그저 누구나 불안의 짐은 지고 살아가는 거라고. 내 불안의 무게가 때로는 줄기도 할 것미며, 때로는 그 불안이 나를 강하게 할 것이라 믿어본다.
최고의 결과를 바라기보다 나의 최선을 위로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