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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담 Apr 21. 2023

4월을 보내며

세계 책의 날을 맞이하여

4월이다.

전국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뭇꽃들이 살포시 물러가고 5월의 여왕 장미가 개화 전, 연두잎으로 살아나는 신록의 초입이다. 나의 여행 본능이 스멀스멀 피어나는 시기이다.


 4월을 지칭하는 말은 꽤 많다.

영국의 시인 T.S.엘리엇이 1922년 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정신적 황폐를 상징적으로 쓴 시, 무려 434행의 장시 <황무지>의 유명한 첫 구절이 먼저 떠오른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학교에서 4월은 과학의 달이다. 각종 과학 관련 행사가 줄줄이 있다. 역시 그 기원은 과학계에 혁명과도 같은 <종의 기원>의 발표로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기일이 1882년 4월 19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8년에 이르러 '과학의 날'을 부활하려 했으나, 4월 19일은 4 ·19혁명일로 남겨둬야 했기에 대한민국 정부 역사상 최초의 과학 기술 전담 부처인 '과학기술처' 발족일인 4월 21일로 정해졌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책의 날이 있는 4월을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다.

4월 23일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유네스코에서 1995년 제정하였으며, 독서 출판을 장려하고 저작권 제도를 통해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기 위한 세계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4월 23일로 정한 이유는 세계적인 대문호인 영국의 세익스피어와 스페인의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 우연히도 1616년 4월 23일인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어찌 이런 인연이 다 있을까. 그리고 스페인의 카탈루니아 지방 축제인 '세인트 조지의 날'인 이 날은 책을 사는 이에게 꽃을 선물한다고 하여 그 의미가 더 해졌다고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공모에서 '책 드림 날'로 명칭을 정했다 한다. 드림이 '드린다'는 말의 명사형과 동시에 'dream'의 의미가 중첩되어 그 의미가 깊다.

이미 시작된 4월엔 그리하여 온갖 책과 독서 관련 행사가 개최된다. 출판사나 서점 주최의 각종 행사가 바쁘게 진행된다. 온라인 비대면 알찬 강의와 작가와의 직접 만남도 준비되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누리집에 방문해 보면 자세히 알 수 있고, 소개하는 SNS도  많다.


 올해 역시 교보문고에서도 책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이다.

우선, 작년에 시인 '백석'에 이어 올해 아이콘으로 선정된 '카프카'의 인사말을 보자. 2022 교보손글씨인 김혜남 서체로 단아하게 써 있다.

'책은 도끼와 같다'라는 그의 명문장은 항상 울림이 있다.







그리고 6분 클래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 첫 강의는 노태훈 문학 평론가의 <청소년기에 이어야 할 고전 TOP10>이었다.

작가가 제시해 주는 키워드와 함께 고전을 읽어간다면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고전으로 세상을 더 멀리 깊이 볼 수 있다면 진정 거인의 어깨 위에서 남다른 시야를 가질 수 있으리라.


정리해 보자.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러 (1932) : 상상력  

     호밀밭의 파수꾼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1951) : 방황  

     모모 : 미하엘 엔데 (1973) : 시간의 가치  

     프랑켄슈타인 : 메리 셸리 (1818) : 인간  

     동물농장 : 조지 오웰 (1945) : 혁명  

     베니스의 상인 : 윌리엄 셰익스피어 (1596) : 운명과 사랑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 조세희 (1978) : 빈곤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1919) : 예술  

     방림한전 : 작자미상 (19세기말 추정) : 여성(젠더)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1960) : 인종 갈등  


4월을 맞아 모두의 가슴에 첫사랑 라일락을 키울 수 있기를.

얼어붙은 바다를 깰 수 있는 도끼 같은 책과 조우하기를.

나도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청소년기에_읽어야할_고전 #세계책의날 #4월 #카프카 #4월23일 #독서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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