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 정경화
Violin : Kyung Wha Chung
https://youtu.be/MO887wmDBtQ?si=O85VNvSSFMfHsXcz
세상의 끝처럼 느껴지는 곳에, 기적처럼 도시가 하나 서 있다.
태평양의 차가운 파도가 끝없이 해안을 두드리는 소리와, 그 뒤편으로는 아타카마*의 침묵이 영원히 뻗어있다. 이키케는 바로 그 경계에, 물과 모래 사이에, 생명과 무(無) 사이에 놓여 있다.
*아타카마 사막 : 남아메리카 안데스산맥 서부 칠레 북쪽의 태평양 연안에 있는 사막
하늘은 언제나 푸르고 구름 한 점 없다. 비라는 것은 전설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아이들은 빗방울이 무엇인지 모른 채 자라고, 어른들은 마지막 빗소리를 기억하려 애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도시는 목마르지 않다.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태평양에서 올라오는 안개가 도시를 부드럽게 감싼다. 그것이 이키케가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습기다. 사람들은 그 안개를 마치 축복처럼 받아들이며 하루를 시작한다.
도시 뒤편으로는 거대한 절벽이 넓게 넓게 서 있다. 황금빛 사막의 모래가 수직으로 솟아올라 하늘과 맞닿는 그 장관 앞에서,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 절벽 너머로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독한 땅인 아타카마가 무한히 펼쳐져 있다. 밤이 되면 이키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는 온 우주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다. 도시의 불빛마저 우주 앞에서는 촛불처럼 작아 보인다. 사람들은 그 별빛 아래서, 자신들이 지구 끝의 기적적인 도시에 살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하지만 이키케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바람이 불면 사막 어딘가에서 온갖 색깔의 헌 옷가지들이 날아와 거리에 쌓인다. 인류가 만든 쓰레기가 이곳까지 흘러와 쌓이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는 지진으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대지가 크게 흔들리곤 한다.
그럼에도 이키케 사람들은 이곳을 떠나지 않는다. 이곳이 그들의 집이기 때문이다. 사막과 바다 사이, 가능과 불가능 사이,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꽃 피운 기적 같은 도시. 그것이 바로 이키케다.
그리고 이 극한의 도시 어딘가에 성민이 서 있다. 아타카마의 건조함과 태평양의 차가움이 만나는 이곳에서, 그는 이키케 사람들을 위한 삶의 대지를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의 머릿속에는 이현이라는 존재가 어느 순간 다시 자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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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귀에는 클래식이 안 들리는 걸까‘
이지협 지음 / 연암사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1 I 2025년 9월 18일 방송
https://youtu.be/y0N2dRmSOg4?si=RlcPuPhkWtypuCmU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2 I 2025년 9월 25일 방송
https://youtu.be/CE7ydU3_YNo?si=_CVThWzHzK14hdUG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3 I 2025년 10월 02일 방송
https://youtu.be/_AkS2A_SQcQ?si=lSNgz9bjQldODZW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