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사 | 바흐, 프랑스 모음곡 5번 - I.알르망드

피아노 : Bruce Liu

Bach, French Suite No.5 in G Major, BWV 816

I. Allemande

Piano : Bruce Liu


https://youtu.be/WVCbqRE0pZI?si=pRE2HOiDJxrfoi2f






성민은 고개를 들어 천천히 이현을 바라보았다. 강한 봄날의 햇볕이 그녀를 환히 비추고 있었다. 매끄러운 바람은 이현이의 향기를 온 대기로 퍼져 나가게 했다. 성민은 지금까지 사람에게서 느껴보지 못했던 신비한 감정을 느끼며 대화를 이어 나갔다.


“아, 이현아 반가워... 나는 최성민이라고 해. 나에 대한 말을 많이 들었다니... 쑥스럽네. 설마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은 건 아니지?”


성민은 라테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물었다.


"아, 그게... “


이현이 잠시 망설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2학년 중에서 설계를 제일 잘한다고요. 1학년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해요. 그래서 지금부터 선배 시다* 하겠다고 말하고 다니는 애들도 많아요.”


*시다: 대부분의 대학교 건축학과에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그것은 바로 후배가 선배의 작품을 도와주는 ‘시다’라는 제도이다. 선배는 작품 마감 기간 때 마음에 드는 후배를 한두 명 지목하여 ‘시다’로 삼고 후배의 밥값을 책임지는 대신에 후배는 선배의 마감을 도와주며 건축 프레젠테이션 판넬을 구성하는 방법이나 모형을 만드는 방법을 익힌다. 한번 시다 관계가 이루어지면 선배가 졸업할 때까지 그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후배는 다음 해에 신입이 들어오면 자신을 위한 시다를 찾는다.


성민은 예상치 못한 대답에 조금 놀랐다. 자신이 그런 평가를 받고 있다는 걸 조금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과장된 얘기인 것 같은데...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그저 열심히만 할 뿐이야. 하하."


"아닌 것 같은데요~“


이현이 고개를 갸웃하며 미소 지었다. 성민은 이현의 예쁜 미소가 마음에 들었다.


"저도 사실 건축학과에 온 이유가 있어요. 어릴 때부터 꿈이었거든요. 저희 아빠가 건축가신데 저는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빠는 항상 건축에 진지하셨어요. 그리고 건축을 의뢰한 사람들의 일상에도 관심이 많으셨어요. 그 모습이 보기에 멋있어 보였어요. 저는 아빠가 진정한 건축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성민은 이현의 눈빛에서 자신과 같은 열정을 느꼈다. 건축에 대한 순수한 꿈을 가진 사람의 눈이었다.


"내가 오히려 이현이에게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은데. 나도 그런 비슷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거든... 건축을 공부하니 이제 눈앞에 보이는 모든 건축물이 나를 알아보는 것만 같아. 그래서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고 깊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 둘은 꽤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통의 건축학도 1, 2학년이 나누기 힘든 건축의 깊은 담론이 끝도 없이 이어져 나갔다.


성민의 핸드폰이 울렸다.


"아, 미안, 잠깐만..." 성민이 당황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야, 최성민! 너 어디 있어? 학생식당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언제 와? 배고파 죽겠어."


같이 점심을 하기로 했던 과 동기의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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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귀에는 클래식이 안 들리는 걸까’

이지협 저 / 연암사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1 I 2025년 9월 18일 방송

https://youtu.be/y0N2dRmSOg4?si=RlcPuPhkWtypuCmU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2 I 2025년 9월 25일 방송

https://youtu.be/CE7ydU3_YNo?si=_CVThWzHzK14hdUG


[EBS 라디오 '정경의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 살롱 - 3 I 2025년 10월 02일 방송

https://youtu.be/_AkS2A_SQcQ?si=lSNgz9bjQldODZ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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