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학과 학생 Mar 24. 2019

알츠하이머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 치매

당신은 자신(自身)을 잃어버린 적이 있습니까?


한 노인이 길을 걷다가 갑자기 길을 잃는다. 그는 목적지를 잃고 집에 되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하지만 머릿속에는 하얀 백지처럼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고 결국 한 가게에 들어가 길을 물어본다. 그 순간 자신에 집 주소가 기억나지 않고 부인에 전화번호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리고 유리에 비친 늙어버린 한 노인을 발견한다.


현대시대에서도 아직 치료법을 구하지 못한 병은 많다. 기술로 인해 현대 의학이 발달하여 여러 가지 병을 치료하지만 희귀병뿐만 아니라 가장 흔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질환도 아직은 희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의사들에게 가장 어려운 병은 암이라고 한다면 심리학에서 가장 힘든 병은 치매다.


치매는 라틴어로 "멀어지는 정신"이라 표기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자신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만들어낸 단어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행복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살지 않는다. 슬픈 기억 또한 마음에 묻어두고 살아간다. 이 모든 순간이 백지로 된다면 힘든 세상을 벗어나 행복할까? 아니면 슬플까? 정체성만 잃어버려도 큰 좌절감과 우울감에 빠지는 사람이 많은데, 나 자신을 잃어버린다면 그건 행복이 아니라 분명 절망일 것이다.


치매란 사실 종류가 여러 가지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치매가 알츠하이머로 75%에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치매에 종류는 새어보지는 않았지만 대략 10~20가지의 종류가 존재한다. 반면 알츠하이머도 이 종류 중 하나인데 이 중 발병률이 75%나 된다.


정상적인 뇌(왼쪽) /  알츠하이머의 뇌(오른쪽)

알츠하이머란 신경 변행 또는 신경퇴행의 질환으로 인지를 담당하는 부분이 손상되고 행동 질환이 생긴다. 신경세포의 죽음으로 단기 기억상실로 시작해 서서히 장기 기억을 손상시킨다. 그러므로 새로운 기억을 담는 것은 불가능한데 스트레스로 인한 태도에 대한 기억은 담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초기에는 단기 기억상실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새로운 행동이 생길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남편이나 아내를 의심하거나 질투하기도 하고 자신이 피해받고 있다는 착각이나 망상을 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에 따라 변화는 다양하지만 보통 부정적으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알츠하이머는 유전이 되어 50% 확률로 나타난다, 즉, 내 부모님이 알츠하이머를 겪는다면 나 또한 50% 확률로 겪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수면에서 설명했듯이 우리에게는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을 갖고 있다. 알츠하이머는 명시적 기억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이 말은 무의식으로 기억하는 걷는 것과 마찬가지로 뜨개질도 포함한 몸이 기억하는 암묵적 기억은 잃어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보통 치매에 걸린 환자를 보면 흡사 어린아이와 같다고 하는데 그 기억 또한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노인이 되더라도 잃어버리지 않을 만큼 크고 강하게 굳세어진다.


필자는 알츠하이머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 말하고 싶다. 내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웃고 행복한 순간을 잃어버리고 죽는 순간까지 나 자신을 포함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는 슬플 것 같기 때문이다. 후회할 기회도 없으며 후회라는 단어 또한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이 세상에서 기억하고 싶은 모든 것을 잊고 떠난다면 그 슬픔은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


모두가 알듯이 치매는 완벽히 치료할 수 없으나 진행을 늦출 수는 있다. 조금이라도 더 늦추려면 조기 발견과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단기 기억상실이 잦거나 쉬운 산수를 틀리거나 단어가 기억나지 않아 "그것"으로 부르는 등 작은 실수가 많아지면 치매를 의심하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의심으로 조기 발견이 된다면 진행을 늦출 수 있으니까 거부감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단 한 번쯤 진료받아보는 선택을 하는 바람이다.


TED에서 "알츠하이머를 준비하는 방법"에 관한 강의 (한글 자막지원): https://www.ted.com/talks/alanna_shaikh_how_i_m_preparing_to_get_alzheimer_s



작가의 이전글 상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