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미·이란 전쟁의 참상에 대해
2026년 3월, 뉴스를 틀면 온통 이란과 미국의 전쟁 이야기뿐이다. 밤하늘을 가르는 불길과 연이어 터지는 폭발음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스마트폰을 켤 때마다 부상자와 사망자 숫자가 늘어나고, 건물 사이로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화면 속 사람들은 피투성이가 된 채 무너진 집더미를 파헤치고, 뉴스 앵커는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상황을 전한다.
당장 내일 어떤 무기가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는 교전이 매일 생중계되고 있다. 지대공 미사일이 도심의 방공망을 뚫고 들어오고, 주요 기반 시설이 파괴되었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2026년의 중동은 첨단 무기들이 줄비하는 공간으로 되어버렸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파괴는 이미 통제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뉴스 속에서 눈에 밟히는 건 어떤 무기를 사용하는지, 어떤 전략을 펼치는 것뿐만이 아니다. 건물 틈새로 보이는 부서진 가구들, 아이들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전쟁의 잔인함을 느낀다. 하루 전만 해도 누군가가 그 장소에서 공부를 하고, 친구와 떠들면서 학교생활을 하던 공간이었다. 여러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던 장소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잔해로 변한 모습은 전쟁의 무자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상의 공간이 폭탄을 맞고 사라진 상황은 건물이 무너진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곳에서 수십 년간 쌓여온 개인의 자리가 단 한 번의 충격으로 소멸했기 때문이다. 화면 너머로 보이는 폭발된 광경과 국가 간의 거대한 충돌이 개인의 세계를 어떻게 무참히 짓밟는지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사람들은 왜 서로 죽이고 부수는 전쟁을 하는 걸까. 오래전 사람들이 창과 칼을 들고 싸우던 역사책을 봐도, 지금 스마트폰으로 보는 뉴스를 봐도 이유는 똑같다. 땅을 더 차지하고 싶어서, 자원을 뺏고 싶어서, 혹은 나라의 힘을 과시하고 싶어서다. 나라 간의 다툼이 대화로 해결되지 않을 때 권력은 전쟁이라는 가장 극단적인 수단을 꺼내 든다. 서로의 이익이 충돌하고 양보 없는 대립이 이어지면 결국 무력이 동원된다. 지금 미국과 이란이 서로에게 미사일을 쏘아대는 이유에 나는 어떤 정의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는 무기의 형태가 고도의 기술로 바뀌었을 뿐, 수백 년 전이나 지금이나 힘을 키우기 위해 남의 것을 부수는 전쟁의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이권 다툼 속에서 만들어지는 비극은 결국 사람들의 일상이 부서진다는 데 있다. 전쟁에서 무서운 점은 자본이 사라지거나 지도 위의 선이 바뀌는 게 아니다. 어제까지 정해진 시간에 등교를 하고, 아이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다주던 사람들의 시간이 모두 강제로 멈춰버린다는 거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흘러가야 할 시간이 외부의 폭력에 의해 중단되는 현상은 그 무엇으로도 보상할 수도, 받을 수도 없다.
수십 년 동안 한 사람이 쌓아온 인생이 폭탄 한 발에 지워진다. 당장 마실 물이 끊기고 잘 곳이 사라진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전쟁 동안에도,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지옥 같은 일상을 견뎌야 한다. 전쟁은 한 인간이 가진 가치와 그가 맺어온 모든 관계를 단숨에 끊어버리는 파괴 행위 자체다.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참상은 우리에게 평화라는 상태가 얼마나 위태로운 지반 위에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세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은, 평화가 결코 당연하게 보장되는 기본값이 아님을 상기시킨다. 평화는 결국 부당한 폭력이 멈춰야만 비로소 유지될 수 있는 상태이고, 인류가 공동으로 지켜내야 할 약속인 것이다.
전쟁은 생명을 수단으로 삼고 개인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그 어떤 국가적 목표도, 한 인간의 생명보다 앞설 수는 없다. 화면 너머의 참상은 단순 먼 나라의 비극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물리적 힘 앞에서 얼마나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우리는 이 현장을 목격한 순간, 생명의 가치에 대해 다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미사일이 떨어지는 좌표에 서 있었다는 우연만으로 사라진 사람들을 보며 생명의 무게를 생각한다. 화면 너머의 참상을 그저 뉴스로 소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해서라도, 강제로 눈을 감은 그들의 멈춰버린 삶을 기억하고, 어떤 명분으로도 인간의 생명을 도구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은 부당한 폭력에 대한 공동의 문제의식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벌어지는 죽음이 남의 일이 될 수 없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타국의 비극을 직시하며 이런 죽음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자각을 갖는 것,
폭력의 시대를 목도하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최소한으로 가져야 할 마음이 아닐까. 오늘도 뉴스를 보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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