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2016년 8월 자유 원고
7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몽골의 대 축제 '나담Наадам)‘ 기간입니다. 나담’은 ‘축제’라는 뜻인데요, 몽골어로 ‘наадах’는 ‘즐기다, 놀다’라는 뜻이 있습니다. 나담은 해마다 7월 11일~7월 13일까지 몽골 전역에서 열립니다. 나담은 중앙아시아의 초원에서 오랫동안 유목 생활을 해온 몽골의 유목 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는데요, 나담에 하는 3경기가 씨름 · 말타기 · 활쏘기인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 세 경기는 남자만 출전할 수 있어서 ‘남자의 세 가지 나담’이라고 부릅니다. 나담은 지역의 여건에 따라 법정휴일보다 일찍 시행되기도 하며 지역의 설립 기념일에 맞춰 더 늦게 열리기도 합니다.
나담 기간에는 사람들이 나담 경기장 주변에 천막이나 몽골 전통 이동식 주택인 게르(Гэр)를 지어 호쇼르(Xуушуур. 몽골 전통 튀김 만두)와 꼬치 등 먹을거리를 팔거나 구두나 모자 등 물건도 팔고 게임 세트장을 만들기도 합니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담 전날부터 장사 준비를 시작하고, 구경하러 오는 사람들은 주변에 텐트를 쳐서 자리를 잡기도 합니다. 울란바토르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칭기즈칸 광장에서는 나담 전날 전야제를 하는데, 이때에는 행사에 등장하는 말이나 낙타가 광장을 거닐고, 대부분의 몽골 사람들이 델(дээл. 몽골 전통 의상)을 입고 와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기 바쁩니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당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축제가 열립니다.
몽골식 씨름은 부흐(Бөх)는 몽골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경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몽골식 씨름은 한국과 달리 체급에 상관없이 경기를 진행하고 또 씨름장 경계가 없이 들판에서 그냥 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나담 기간에 나담 경기장에서 빨간색과 파란색 전통 씨름 복장을 한 참석자들이 경기 준비 운동으로 독수리 춤을 추며 체격을 자랑합니다. 나담 씨름 경기는 1024명의 선수가 보통 토너먼트 형식으로 9번째 경기까지 하는데요, 올해는 ASEM을 기념하는 의미로 10번째 경기까지 했습니다. 5라운드 이상까지 간 선수에게는 특별한 칭호가 주어집니다. 5라운드까지 가면 Начин(매의 종류), 6라운드까지 가면 харцага(매의 종류), 7라운드까지 가면 заан(코끼리), 준준결승까지 가면 гарид(매의 종류), 준결승까지 가면 арслан(사자), 최종 우승자는 аварга(챔피언) 호칭을 얻습니다. 최종 우승을 하게 되면 푸짐한 상금과 상품을 받습니다. 올해는 ASEM을 기념해서 더 큰 부상을 받았는데요, 랜드크루저 200대와 1,500만 투그륵(한화 약 800만 원)과 방이 2~3개 있는 신축 아파트를 받았다고 합니다. 나담 때 씨름과 말타기와 활쏘기 우승자들은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상금과 상품을 받고 그들의 고향에 가서도 고향에서 마련한 상금과 상품을 받는다고 합니다.
말타기는 소년과 소녀들이 참가하는데 5~6살짜리 아이도 참가합니다. 몽골 아이들은 5살 때부터 성별에 상관없이 말 타는 법을 배웁니다. 경주에 참가하는 말들은 나담 훨씬 전부터 외모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정됩니다. 그리고 20~30일 전부터 경주를 준비합니다. 보통 15~30km 거리를 초원에서 달리며 사람과 말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경기는 말의 나이에 따라 나뉩니다. 우승자가 나오면 우승한 말의 머리에 몽골 전통주인 마유주(말의 젖으로 만들 술)를 붓고 노래를 부르며 축하해 줍니다.
활쏘기는 칭기즈칸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경기입니다. 남자는 버드나무 가지와 독수리 날개로 만든 화살 40개를 75m 거리에서 쏘고, 여자는 60m 거리에서 20개를 쏩니다. 관습에 따라 여러 명의 남자가 과녁 한쪽에 서서 흐미(хөөмий)라는 민속음악을 부르고 수신호로 결과를 알려줍니다. 활쏘기에서 최종 우승을 하면 ‘Улсын мэргэн’(국민 명궁)이라는 칭호를 받습니다.
나담 당일인 11일에는 화려한 개막식을 했습니다. 개막식 초반에는 몽골의 역사를 간단하게 보여줬습니다. 칭기즈칸 이전 시대부터 각 부족들이 전쟁을 하는 장면, 그 후에 칭기즈칸이 몽골의 각 부족을 통합하는 장면이 나오고, 아라비아와 유럽과 교역하는 퍼레이드가 나왔습니다. 그 후에는 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을 대형 풍선을 이용해 연출하여 몽골의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보여줬습니다.
나담 경기장 주변은 매년 나담 때마다 그랬듯 장사꾼들과 구경꾼들로 북적였습니다. 각종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풍선 터트리기, 고리 던지기 등 다양한 게임도 준비되어 있었고 몽골 전통 악기인 머링호르를 연주하는 사람, 몽골 전통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11일 저녁에는 칭기즈칸 광장에서 나담을 축하하는 불꽃 축제가 열렸고, 12일 저녁에는 각 지역에서 온 몽골 전통 무용수들이 공연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몽골의 대 축제 나담은 즐겁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사진 출처 : 몽골 부흐 - 태어나기는 했지만 : 몽골 - 전통 씨름 '부흐' (egloos.com)
참고자료: http://heritage.unesco.or.kr/ichs/naadam-mongolian-traditional-fest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