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2016년 9월 기획 원고
“ ·······애초 미륵님이 계시던 세월은 태평성세였다. 그런데 돌연 석가님이 내려와 이 세월을 빼앗으려 했다. 미륵님이 아직은 내 세월이라고 하자 석가님은 미륵님의 세월은 다 갔고 이제는 자신의 세월이라고 우겼다.
결국 미륵님의 제안으로 내기가 이뤄졌고 지는 쪽이 떠나기로 했다. 내기는 세 번에 걸쳐 이뤄졌다. 첫 번째는 줄에 매달려 있기, 두 번째는 여름 강물 얼리기였다.
두 번의 내기에 모두 진 석가님은 다시 한 방에 누워 모란꽃을 먼저 피워 올리는 쪽이 이기는 것으로 하자고 했다. 그렇게 마지막 대결이 열렸다.
미륵님 무릎에 모란꽃이 피어오르자 석가님이 그 꽃을 가져다가 제 무릎에 꽂았다. 미륵님은 석가님의 속임수와 성화에 못 이겨 세상을 넘겨주었다.
미륵님은 석가님의 세상이 다하면 찾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서럽고 힘겨운 말세가 시작된 것도 이때부터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