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고찰 시리즈- 인간의 비극과 고통을 통해 본 예술
지금부터는 모든 인물과 배경적 사실을 제외한 나머지 의미들을 필자의 주관에 의거하여 해석하고, 이에 숨겨져 있을 수도 있는 관점을 풀어보려고 한다.
먼저 발굴 과정을 살펴보려고 한다. 이 조각은 포도농장 아래에서 발굴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전에도 라오콘 군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존재하였으며, 미켈란젤로 또한 발굴과정에 있었다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완성도 높고 아름다운 조각이 땅 밑에 묻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조각품은 시대적으로 반사회적인 외설에 가까웠을 것이다.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트로이 전쟁에서 한쪽의 편을 들어주기 위해 세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일은 아테네 여신에게도, 그리스 군에게도, 또 이를 보고도 트로이 목마를 방조한 트로이 군 모두 에게도 자랑스러운 이야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조각은 실제보다도 너무 실제 같은 모습이었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신에 대한 경외심을 넘어서 두려움과 공포감을 조성했기 때문에 당시 세상에 나와서는 안 될 작품이었을 것이다. 미켈란젤로가 이를 시대의 걸작이라고 표현하는 점에는, 두려움을 감수하고 이를 표현해낸 조각가의 용기와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드는 함축성,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작품의 완성도 모두가 조화롭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이 조각을 보고 종교성을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인간을 하나의 고통 받는 주체로 표현하였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인간은 항상 신앙적 배움을 이어가야 하고 잘못을 회개하기 위하여 경전에 따라 행동하게 된다.
이러한 것들이 종교적 관점에서, 인간은 신이라는 존재 아래 있는 수동적인 존재임은 분명하다. 인류는 지난 실수를 복기하며 발전을 이루어왔다. 라오콘 군상이 전달하려고 했던 메시지 역시 신들의 잘못된 행동과 인간이 가진 주체성을 일종의 희화화를 통해 표현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당시 인간들은 신을 위한 사제와 신전 그리고 많은 재화를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신들은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혹은 일종의 권위 유지를 위해 인간들을 구속하였다. 특히 신들 간의 자존심 싸움이나 욕심으로 인한 분쟁은 인간들의 불가피한 인명 피해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신들의 모습 역시 인간 자체의 모습을 투영했기 때문에 나타난 모습일 것이다. 트로이 전쟁이라는 신화적 배경 역시 신들의 작은 다툼으로 인해 발생한 수많은 인간들의 피해와 죽음을 그린 것이다. 이렇게 계속되었던 신들간의 불화와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인간들을 자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각이 라오콘이 아닐까생각하였다.
라오콘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의 선택지를 받았으며 이는 각기 다른 신의 욕심이 투영되어있는 선택지였다. 사실 그의 행동에 대해서는 트로이 시민들 중 어느 누구도 비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조각가는 생각했을 것이다. 과연 신이 자신에게 전달하려는 교훈이 단순한 권위에 대한 복종인 것인가? 아니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고찰일 것인가? 개개인의 인간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신들 역시 종교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수많은 고민 끝에 조각가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 조각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라오콘 군상에서는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이 있다.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원망이 가득한 표정 역시 담겨있지만 서럽게 슬퍼하거나 좌절하는 모습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고통을 견뎌내는 인간의 인내와 강인함을 표현한 것이다. 조각가는 인간은 신들에게 저항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예술은 종교에 대한 경외감 혹은, 신에 대한 긍정적인 면만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때에 따라서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종교와 신에 대해서는 비판할 수 있다. 그것 또한 종교성이다. 종교의 매개가 되는 것들에는 분명히 인간이 포함되어 있다. 어떤 이는 라오콘과 그의 자식들의 죽음에 대해 슬퍼할 권리가 있으며 신들 또한 이를 막아설 수는 없을 것이다.
미술과 종교는 그 기원이 동일 선상에 있다. 미술이 종교를 대변하기도 하며 종교가 미술을 대변하기도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금 미신이자 신화로서 남아있고 이를 대변하는 예술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종교가 아닌 신화로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종교성이 부족해서일까?
그리스 로마 신화 역시 시대적으로는 분명한 종교였지만, 종교가 내포하고 있는 상징성과 윤리적인 의미가 발전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쇠퇴하였고 일종의 신화로 남겨진 것으로 보인다. 종교는 인간의 동시대에 서서 함께 구전, 기록되며 또 누군가에게는 영감으로 작용하여 예술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동시다발적 인과관계들이 결국에는 인간의 사고로부터 시작하여 인간의 사고로 귀결되기 때문에 종교를 둘러싼 컨텐츠에서 인간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라오콘 군상에 내포된 종교적 특성 역시 그러하다.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 종교에 의해 인간은 분명히 영향을 받지만 이를 이겨내는 존재 역시 인간이다.
종교는 인간에 의해 존립되며 신이라는 존재 역시 계속해서 형상이 변모하기도 한다. 또한 사람과 시대적 배경에 따라 그 특성을 달리한다. 즉, 라오콘 군상은 종교의 주체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당시의 시대 비판적인 사고를 담아 진정한 종교성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 것이다.
작품에 대한 모든 해석은 사실과 무관한, 필자의 주관에 근거한 독자적 해석임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