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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효자손 Oct 09. 2023

017.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냥냥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카드명 :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설명 : 1시간 동안 고양이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속성 : 소울
체력 : 7
공격력 : 3
방어력 : 6
가치 : ★★★




필자는 고양이를 매우 좋아한다. 길을 걷다가 고양이라도 마주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입에서는 우쭈쭈 소리를 낸다. 그러면 대부분 냥이들은 마치 나를 같잖다는 기분으로 쳐다본다. 그것마저도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러다 진짜 우연히, 정말 우연히 의도치 않게 갑자기 당당히 꼬리를 치켜들며 필자에게 겁도 없이 다가오는 녀석이 있다.


"웨야아앙~~!"


이렇게 목청을 드높이며 말이다. 그러면 진짜 그날은 축복을 받은 날이나 다름이 없다. 필자는 조심스럽게 검지손가락을 녀석의 콧잔등 주변을 향하게 세운다. 그러면 녀석들은 몇 초 정도 킁킁거리며 냄새로 피아식별을 마치고 이 인간이 나쁜 닝겐이 아니라는 판단이 서면 힘차게 손을 밀어재껴 친근감을 표시한다. 아마 필자의 손에 자신의 체취를 남기고 싶은 것이리라! 그리고 다리 주변을 바짝 주행하며 열심히 부비부비를 시전 한다. 그러면 바지에 털이 한 바가지 묻어난다. 상관없다. 털이야 때내면 되는 거니깐.


과거에 만났던 구름씨. (이름은 필자가 임의로 지정)
왕 크니까 왕서방! (마찬가지로 임의로 이름 지어줌)

이 두 녀석은 꽤나 사람을 좋아했던 녀석들인데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다. 털의 윤기와 살찜 상태를 보아서는 분명 보살핌을 받는 녀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부디 평소 돌봐주시는 분께서 아예 입양을 결심하고 데리고 가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디서나 건강히 잘 지내기를 바랄 뿐이다.


서로 대치중인 구름씨와 왕서방. 둘은 서로 안 친하다.

저 둘은 저 상황에서 서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너무 궁금하다. 일단 이 둘은 사람만 보면 '뉘에야앙!' 이라고 힘차게 울부짖는데 아마 이랬을 것 같다.


"먹을 것을 내놓거라!"


분명 맞을 것이다.


뽕주둥이와 두툼한 발바닥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녀석.

그리고 이 보거스 같은 녀석은 최근에 마주한 녀석이다. 말이 전혀 없는 녀석이었지만 우쭈쭈 하니까 거침없이 필자에게 다가와 주먹꾹을 시전한 녀석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얘는 발바닥을 만져도 가만히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이지 엄청난 행운이다. 보통은 잘 안 그러는데... 녀석은 사람의 손터치가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얘도 분명 돌봐주시는 분들이 잘 케어를 해주신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고양이들의 생각을 단 1분이라도 읽어보면 진짜 살 맛 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다. 현실에 치여 뭔가 무료한 라이프가 지속될 때 동물들의 순수한 마음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닌가? 얘들도 자기 나름의 삶에 지쳐 하소연을 하려나...?


'내 드러워서 이 동네 뜨던가 해야지 이거야 원..!!!'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려나...? 그러면 더 귀여운데 말이지. 크큭!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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