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많은 변화가 있었잖아?!
제 글들을 관심 있게 읽어주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최초 시작은 티스토리가 아닌 네이버 블로그였습니다. 블로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우선 다른 분들이 어떤 식으로 글을 작성하는지 쭉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듯 방문자수 늘리기에만 급급해서 글 제목에 마구잡이식 키워드를 남발하곤 했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최악의 블로그 관리였습니다.
과거 글들을 쭈욱 살펴보니 크게 3단계로 변화를 한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 초기에는 네이버 블로그스러운 방법으로 운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나름 전문성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로 딱딱한 말투를 사용했고요. 현재는 지금 작성 중인 이 느낌의 문체입니다. 물론 이게 종착지가 아닐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작성할 것이기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당장은 모르겠지만 한동안은 쭈욱 이 상태로 이어 나갈 듯싶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시절을 잠깐 언급하겠습니다. 방금 전에도 언급했듯 방문자에 의식한 나머지 제목도 엉망이고 본문 내용도 형편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차례 네이버 블로그가 폭망하고 티스토리로 넘어와서 열심히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습관이라는 건 무척이나 무섭습니다. 네이버 스타일을 버리지 못하고 고스란히 그 습관을 이어받아서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누구도 블로그는 이런 식으로 작성해야 한다고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이지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https://rgy0409.tistory.com/54
이 글을 보시면 지금도 수많은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패턴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위의 글에도 "안녕하세요, 친절한 효자손이에요!"라는 문구가 시작 부분에 적혀있었지만 너무 두 손 두 발이 오그라들어서 삭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엉엉) 이런 패턴은 네이버 블로거 분들이 대부분 사용하는 패턴으로 놀랍게도 오늘날에도 쓰이고 있는 방법입니다.
가운데 정렬에, 중간중간에 이미지 이모티콘들이 쓰이고, 쓸데없는 땀 이모티콘과, 채팅어 같은 말투들... 그리고 마무리로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하는 이미지 혹은 좋아요 및 구독 구걸 문구들. 그렇습니다. 저도 이랬습니다. 이런 패턴이 무조건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블로거 분들이 이런 패턴의 글을 작성하고 있다는 게 팩트입니다. 그리고 그들 중 대부분은 광고성 및 짜깁기, 어그로성 글을 작성하기도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네이버 블로그는 이제 믿고 거르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방금 언급한 성격의 글들이 너무 심하게 퍼진 상태입니다.
이 패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습관이라는 게 쉽게 고쳐지지가 않기 때문에 신경 써서 작성하는 시간이 늘어나니까 당연히 글 하나를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늘어났습니다. 이래서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스럽다'라는 느낌을 벗어나려고 결정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이것이었습니다.
"열심히 작성한 순수글이 광고글(어그로 포함)로 의심받게 해서는 안 된다!"
열심히 작성했는데 그냥 첫 인트로만 보고 광고로 오해받고 바로 나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변화에 나름 성공했고 이후 블로그는 승승장구하며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글의 패턴이나 문체가 중요하다는 걸 확실하게 피부로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느낌을 벗어나기 위해서 전문성을 갖춰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쓸데없는 이모지를 뺐습니다. 키보드로 입력 가능한 텍스트 이모티콘 사용량을 줄여나갔습니다. 텍스트 가운데 정렬을 버리고 대부분 서적들에서 쉽게 목격 가능한 왼쪽 정렬로 변경했습니다. 채팅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딱딱한 문체로 변경했습니다. 딱딱한 글씨로 변경하니까 뭔가 문체가 강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글 서두에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강조한 어떤 특정 문구를 넣어봤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게 대략 아래의 글입니다.
https://rgy0409.tistory.com/1693
확실히 뭔가 전문성은 있는 것처럼 보여서 좋았습니다. 특정 문구를 넣으니까 정말 나만의 콘텐츠를 갖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른 티스토리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도 단점이 존재했습니다. 우선 딱딱하고 짧은 어투를 구사하게 되니까 문장이 풍부해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평어체를 사용해도 문장력이 워낙에 좋으신 분들은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필력을 구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단지 제가 글쓰기 쪼랩이라 그런 것입니다. 좀 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하고 싶은데 끝맺음이 짧아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잘 안되더군요. 방금도 "안되더군요"라는 문장으로 표현하지 않았습니까? 이게 안된다는 겁니다. 문장이 짧다 보니 간결해 보이는 건 좋은데 이런 풍부한 문체를 구사할 수 없다는 게 단점이었습니다. 또한 너무 건방져 보였습니다. 제가 무슨 해당 카테고리에 대한 완전 전문가도 아닌데 마치 이게 맞다는 식의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짧게 끝나는 평어체 문장은 아무래도 경어체 보다는 텍스트가 적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내용과 같은 의미의 문장을 구성해서 글을 작성한다면 평어체(반말) 글은 경어체(존댓말) 글에 비해 텍스트 숫자가 적습니다. 지금 이 글도 평어체로 표현했다면 글 양이 조금 줄어들었을 겁니다.
크게 이런 두 개의 변화를 거쳐서 지금은 경어체로 쭉 사용 중입니다. 확실히 문장을 꾸미기가 수월하고 텍스트양이 풍부해지니 마음에 들어요. 그리고 딱딱한 어투가 아니어서 강제성도 줄어들었고 무엇보다도 전문가스러운 어투가 아니게 되므로 부담감이 덜 합니다.
그렇다고 글을 작성할 때 100% 경어체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평어체도 필요에 따라 적절히 사용 중입니다. 소제목과 이미지 설명 부분입니다. IT 관련 분야를 좋아하다 보니 하루 한 번씩은 꼭 IT 관련 소식을 접합니다. 이런 관련 기사들을 보면 소제목과 이미지 설명 부분에는 경어체가 아닌 평어체를 구사하는 칼럼이 많았습니다. 왠지 적절해 보여서 저도 따라서 해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느낌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과정을 거쳐서 만족스러운 방식으로 글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꼭 이게 정답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여러분들에게 맞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한번 다양한 시도를 해보세요. 다만 본문 초반에 언급했던 채팅체 라던지 중간중간 이모지들을 넣는 방법은 이미 네이버 블로그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고 이들 중 대다수는 광고 글을 사용하는 분들이 많으므로 자칫 잘못하면 본인까지도 동일 취급을 받을 수 있으니 이 부분은 충분히 고려를 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 시간을 할애하여 열심히 작성하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글이니까요.
일단 글을 많이 써보는 것도 참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하나씩 일기를 작성하듯 꾸준히 써보시고 한 1년 정도 지났을 때 1년 전의 글과 지금의 글을 비교해 보세요. 분명 차이점이 눈에 보일 겁니다. 그렇게 발견한 과거 글의 부족한 부분들을 고치고 개선해 나간다면 글 퀄리티도 올라가고 무엇보다도 스스로 만족스러운 글을 작성했다는 뿌듯함에 무척이나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도 그렇거든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