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
서장-
"정말… 이렇게 할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그럼 이걸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인을 완료하자 담당자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어떤 사이셨나요? 그분, 워낙 독특하셨잖아요. 얼굴조차 비춰주질 않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하신다고." 시선을 피했다.
"그냥, 친한 사람이었어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어쩌다가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지. 잘 모르겠다.
초저녁 바람이 적당히 서늘했다. 집에 들어가기엔 아쉬운 날씨. 친구를 만나기엔 지쳤고, 피곤한 얼굴로 누군가를 마주하긴 싫었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 캔을 샀다.
공원 벤치에 앉아 천천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와 보낸 시간들이 또 떠올랐다.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사람. 잊을 수가 없는 기억.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 바람이 불었다.
그때도 이런 바람이 불고 이 벤치에서 그 사람을 다시 만났었지.
비가 와서 같이 뛰어갔고 술도 마시고, 여행도 가고…
writer: 추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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