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가수 싸이의 노랫말 일부다. 2012년 7월 15일에 'PSY-GANGNAM STYLE(강남스타일) M/V' 동영상이 올라왔다. 귓가를 때리는 강한 비트와 함께 검은색 선글라스 쓴 싸이가 나타나 노래를 시작한다. 서울 한강을 떠다니는 오리배, 한강 공원에서 요가, 서울 지하철, 강남 거리, 사우나 장면 등 서울을 배경으로 차례차례화면이 넘어간다.
<강남스타일>은 유튜브(Youtube)에서 무려 49억 조회 수를 기록하며 가수 싸이를 세계적 스타 반열로 올렸다. 전 세계는 <강남스타일> 열풍으로 각종 패러디 영상을 만들고 서울 '강남'에 몰려드는 외국인으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당시에 세계인들이 강남 거리에서 'GANGNAM'이라는 글자를 배경으로 말춤을 추고 강남 라이프스타일을 만끽하며 기념사진을 올렸다. <강남스타일> 덕분인지, 어느새인가 강남 지역에서 일상생활하는 삶 자체가 유행과 동경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서울시가 '서울시민의 47가지 라이프스타일(lifestyle) 타입'을 실생활 빅데이터로 분석해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트위터나 블로그 등 SNS(소셜미디어)와 소비생활을 파악하는 카드 사용 내역, 그리고 각종 공공데이터를 분석하여 서울시민의 생활 패턴을 도출했다. 그동안 막연하게 가지고 있던 관심이나 의견을 체계화하여 현실감 있게 정리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민이 느끼는 관심사를 1) 가사 생활, 2) 자기 계발, 3) 건강관리, 4) 맛집 나들이 5) 여가생활로 5가지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가장 관심이 높은 영역 1위로 여가생활을 꼽았다. 전체에서 33.8%나 차지했다. 여기에 5대 관심사를 세분화해서 47개 유형으로 분류했다. 보다 세분화한 이유는 '나 홀로 VS 여럿이 함께' 또는 '집 근처에서 VS 다른 곳 이동해서'와 같은 환경적 여건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시민을 바라보고, 어떤 관심사를 갖고 어떠한 일상을 살아가는지 파악해 시민 수요를 반영한 정책 설계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분석 취지를 밝혔다.
서울시민이 보이는 행동 유형 몇 가지를 살피면 특정 생활 패턴이 보인다. 완벽한 특정 유형으로 구분한다기보다 특정 성향으로 묶는다는 접근이다. 가령 '맛집나들이'에 관심 있는 시민이면서 '혼자' 일상을 선호하는 유형으로 대부분 혼자서 카페에 가거나 집에서 먹방을 보면서 대리만족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보였다.
사례 몇 가지를 덧붙이면,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 여성 강 씨(29세)는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다. 그녀가 거주하는 집은 한강에서 멀지 않아서 평소 따릉이를 이용하여 제법 먼 곳까지 여가를 즐긴다. 유명하다는 카페를 찾아 여유 있게 커피 마시는 시간이 행복하다. 박 사장(41세)은 조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다. 얼마 전에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아침이면 아이를 학교까지 바래다주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바쁜 일에 쫓기다 보니 여가생활은 생각조차 어렵다. 가끔 가게를 마치고 동네 노포에서 술 한잔 하면 그게 유일한 낙이다. 그래도 주말에는 아이들과 가까운 전시나 공연을 보러 가려고 노력한다. 이렇듯 점쟁이는 아니지만 라이프스타일 지표를 읽으면 어떤 사람이 무슨 행동을 다음에 옮길지까지 어느 정도 예측도 가능하다.
출처. 픽사베이
기업 마케터들은 라이프스타일 분석을 소비자 구매 행동을 풀어내는 핵심 키(Key)라고 말한다. 아예 마케팅의 축이 라이프스타일로 옮겨갔다는 이야기도 한다. 고객의 행적, 즉 고객이 이동하는 발자국을 따라가면 궤적을 그리면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한 발 앞서서 고객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먼저 제안하는 단계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결국, 개인 맞춤형 서비스라는 사업 모델과 마주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비교적 전문 용어를 가져오면 주문제작이라는 의미의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 또는 개인 라이프스타일 기반한 추천 큐레이션(Curation) 서비스까지 그 영역을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CJ 계열사인 메조미디어와 CJ AI 센터가 공동 기획한 <2023 소비 트렌드 리포트>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주요 트렌드의 하나로 꼽았다. 갈수록 소비자들의 취향과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어떤 유행보다는 자기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호한다는 마케팅의 큰 흐름을 동일하게 확인할 수 있다.
출처. 2023년 소비 트렌드 시리즈-03, 개인맞춤형 서비스-INSIGHT M X CJ AI CENTER
시니어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려면 무엇부터 살펴야 좋을까? 아마 인구통계학적 지표부터 출발하면 쉽겠다. 시니어 계층에 대한 성별, 연령, 학력 수준, 직업, 거주지 등 기본 지표만 살펴도 의미 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시니어 계층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활동(Activities), 관심사(Interests), 의견(Oponions)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보면 중요한 항목까지 짚어 낼 수 있겠다. 특히 시니어 계층에게 관심을 있는 의식주를 중심으로, 노후의 돈 문제나 건강 분야에서 눈에 띄는 결괏값을 찾을 수 있겠다. 각종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시니어 세대'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료가 보다 유용해 보인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발간하는 2019년 소비자 정책 동향에서 고령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는 분야를 조사했다. 결과를 간추리면, 노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 상위 6개 목록을 '식·병·주·금·경·문(식생활, 병원·의료, 주거·가구, 금융·보험, 경조사 서비스, 문화·여가)'로 뽑았다. 여기에 소비자상담(1375) 민원 콜이 가장 많이 접수된 품목으로 건강식품, 치과 치료, 주택 수리, 상조 서비스 등으로 불만이 높았다는 결과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통계청 2018년 자료에서 60세 이상 가구에 대한 소비 지출 순위를 찾았다. 가계지출 항목에서 실제로 가장 많이 쓴 품목으로 1) 식료품, 2) 주거, 3) 보건·의료, 4) 교통, 5) 음식·숙박 6) 오락·문화 순서로 나타났다. 흔히 주변에서 '먹고 자고 싸는 게 제일 중요해.'라고 말한다. 표현을 바꾸면 식생활, 주거,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표현과 일맥상통한다. 그렇다면 시니어 일상생활이나 기본 욕구 수준부터 출발하면 가장 수월하겠다. 이제 시니어 일상생활로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