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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추영준 Jan 10. 2018

글쓰기 자신감은 기본 문법에서 출발한다.

문장은 7개 성분이며 국어 품사는 9개로 나눈다.  

"초등학생도 아닌데 국어 문법이 굳이 필요합니까?"


전직 기자로 글을 꽤 쓴다는 선배와 식사자리에서 나눈 대화다.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문법 따위는 너무 기초적인데 귀찮게 무엇하러 신경을 쓰느냐는 말투다. 그냥 자기 마음대로 해야 글이 잘 써진다. 모름지기 글은 엉덩이로 써야 진리라고 글쓰기의 인내심도 강조했다. 초고는 '일필휘지'로 한 번에 줄기차게 써야 한다는 원칙부터 퇴고의 중요성까지 덧붙여 마무리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라 새삼스럽게 반대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글 쓰는 능력이 그리 호락호락 늘지 않으니 실제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 달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다.     

  



- 뉴시스 2017년 11월 11일자 기사에서 일부 발췌  

*첫 문장은 비문이다. 2개 문장으로 나눈다 -> 주어와 서술어를 맞추어 수정한다.

요약하면, 문 대통령이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의 동시 통역기를 여러 차례 확인하는 재치만점의 감각을 발휘했다.

*먼저 모두발언: 모두 발언은 회의의 첫머리에 발언하는 것으로 '먼저'와 중복된다.

*통시 통역기: '동시 통역기'로 철자를 바꾼다.

*번역기가 세팅: '통역기가 설치'로 바꾸어 쓴다.

*잘 들리십니까 여러분?: '여러분, 잘 들리십니까?' 또는 '잘 들리십니까? 여러분, 잘 들리십니까?'로 바꾼다.

*아주 기쁘다: '매우 기쁩니다'로 경어체로 고쳐 쓴다.

     



기본 문법만 알면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긴다. 글이 어떻게 구성되고 문장 성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는 최소한 알아야 한다(참조 링크). 단어 쓰임새인 품사만 이해해도 글쓰기 기본은 갖출 수 있다. 기본 문법을 살피는데 기껏해야 5~10분이면 충분하다.


막상 글을 쓰려면 문장이 올바른지 자신이 없다는 사람이 많다. 구어체인지 문어체인지, 아니면 비문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단다. 힐끗, '도대체, 무슨 말을 쓴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옆에서 이상한 얘기라도 들리면 아예 글 쓸 마음이 삭 사라진다. 하지만 기본 문법을 한 번만 쑥 훑어봐도 괜한 걱정과 불안감이 사라지게 된다. 점차 글쓰기에 자신감이 서서히 붙는다.   


기본 문법은 주춧돌을 놓는 작업으로 글쓰기 초석이다. 건축물에서 기둥을 받쳐주는 돌을 주춧돌이라고 한다. 다른 말로 초석이라 부르며 건축물의 하중을 감당하는 역할로 집을 건축할 때 중요하다. 주춧돌은 기둥을 지탱하여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하며, 동시에 건축물의 중심까지 잡아준다. 그래서 엄벙덤벙 주춧돌을 놓았다가는 집 자체를 세울 수 없다. 설령 집을 완성했다 치더라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어렵다.      


글을 이루는 요소를 쪼개어  '① 단어 > ② 문장 > ③ 문단 > ④ 글'로 순서대로 나열했다.

  

단어는 홀로 쓸 수 있는 '말'의 최소 단위다. 단어들을 모아 문장을 만들고, 다시 문장 여럿을 모아 ‘문단’을 만든다. 이렇게 만든 문단 여러 개를 모아서 결국, 글 한편이 완성된다.   


예문을 하나 가볍게 살펴보자.

① 예쁜+꽃+이+활짝+피었다+. > 단어

② 예쁜+꽃이+활짝+피었다+. > 어절

③ 예쁜 꽃이 활짝 피었다. > 문장


① '단어'는 뜻을 가지고 홀로 쓰일 수 있는 말의 가장 작은 단위이다.   


② '어절'은 문장 성분 구성의 한 단위로 말의 덩어리이다. 단어가 그대로 어절이 되지만, 어떤 경우는 단어에 조사가 붙어서 어절이 되기도 한다. 띄어쓰기 단위와 대체로 일치한다. 문장 성분을 확인하려면 어절을 나눠 확인하면 된다.  


③ '문장'은 주어와 서술어로 이루어진 기본단위이다. '꽃이 피었다.'는 주어와 서술어로 한 문장이 완성됐다. 문장 요건을 갖추었으며 마침표를 찍어 완결된 생각을 표현했다. '문장'은 쓰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완결된 내용으로 표현하는 최소 단위다.




▶ 기본 문법에서 문장 성분은 7개이며, 국어 품사는 9개다. 

문장은 7개 성분으로 이루어졌다. 문장 안에서 단어 순서가 앞 뒤로 바뀌고 시간에 따라 과거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시제가 변화한다. 여기에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7개 문장 성분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다. 이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비문, 즉 틀린 문장으로 간주하면 된다.      

    

▶ 문장 성분은 7개로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관형어, 부사어, 독립어다.

문장은 크게 ‘주성분’과‘부속 성분’으로 나눈다. 여기서 ‘주성분’은 문장의 골격을 이룬다. 주(主)는 주인을 가리키는 한자어로 문장에서 주인 역할을 말한다.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를 말하며 4개면 문장은 충분하다. 나머지 부속 성분은 말 그대로 주성분에 부속으로 끼워 쓴다고 쉽게 이해하자. 부속 성분은 주성분을 수식하는 역할로 관형어, 부사어가 있다. 수식과 연결하는 말이 문장을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만든다. 문장은 수식과 연결로 더욱 길게 늘어진다. 하지만 꾸며주는 역할까지 끝이다.   



문장은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4개로 완성한다. 나머지는 '수식'과 '연결'로 관형어와 부사어가 전부다.    


주어가 문장의 주인이다. 

문장을 움직이는 주체다. ‘누가’, ‘무엇이’에 해당한다.

예) 나는 학교에 간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바람이 더욱 거세진다.


② 서술어는 주어의 동작이나 상태를 설명한다.

‘어찌하다’, ‘어떠하다’에 해당한다.

예) 친구는 밥을 먹는다. 나는 학교에 간다. 물로 얼음을 만든다.


③ 목적어는 서술어의 움직임을 나타난다.

주로 ‘무엇을/누구를’ 부분이다.

예) 동생이 공을 찬다. 자동차를 구매했다. 판매를 제한했다.


④ 보어는 서술어의 보충 역할이다.

‘되다, 아니다’ 앞에 붙는다.

예) 친구가 변호사가 되었다. 물이 얼음이 되었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었다.


⑤ 관형어는 관(冠)의 역할로 왕관이다.   

문장의 왕(王)인 주어·목적어·보어를 관형어가 왕관(冠)으로 꾸며준다.

예) 멋진 차가 달린다. 호화로운 별장을 샀다. 화려한 왕관을 쓴다.


⑥ 부사어는 서술어를 꾸며 준다.

예)쌩쌩 달린다. 아주 잘 있다. 다행히 돈이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⑦ 독립어는 독립적으로 쓴다. 감탄을 생각하면 된다.

예)!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하아, 힘들다. 야호




▶ 국어 품사를 아홉 개로 나눈다.

품사에서 한자로 품(品)은 그 속에 네모를 세 개 가지고 있다. 무엇인가를 나누어 네모로 묶는다는 뜻이다. 마치 대형마트에 가면, 여러 물건을 종류에 맞게 진열하여 고르기 편하게 배치된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사(詞)는 단어라는 뜻이다. 물건을 종류에 맞게 나누듯, 단어를 성질이 공통된 것끼리 일정한 기준으로 나누어 묶는다는 얘기다.

그 기준을 문법적으로 3 갈래로 나눈다.

- 형태 변화에 따라(단어를 문장에서 사용하는 형태): 불변어, 가변어

- 기능에 따라(단어가 문장에서 하는 기능): 체언, 용언, 수식언, 관계언, 독립어

- 의미에 따라(단어의 공통적인 의미): 명사-대명사-수사/동사-형용사/관형사-부사/조사/감탄사


품사를 알면 글의 기초를 안심하고 놓을 수 있다. '적합한 단어'를 골라 써야 올바른 문장이 시작된다. 단어가 모여 문장이 되고 문장이 모여 단락을 이룬다. 결국 글 한 편을 완성할 수 있다.  


9개 품사는 명사, 대명사, 수사, 동사, 형용사, 관형사, 부사, 조사, 감탄사다.

우리말을 이해하고 쓰는데 기초가 되는 단위이며, 단어 관계를 파악하여 정확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 체언은 문장 중심으로 ‘명사, 대명사, 수사’이다.


조사와 결합하여 문장 머리에 해당한다. 문장의 몸통이라는 의미로 한자인 몸체, 體 자를 그대로 사용했다. 문장에서 주어, 목적어, 보어 등 주인 역할을 한다.


▶ 용언은 ‘동사, 형용사’로 문장에서 주어를 서술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주어를 풀이하는 말이다. 문장에서 서술어 기능을 한다.

예로 '길동이가 회사에 출근했다.' 길동이가 주어로 어떤 행동을 했는지 움직임, 즉 동사로서 서술했다.

'머리가 시원하다.'는 머리 상태를 표현했으니 형용사다. 동작과 상태, 즉 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를 가리킨다.

주로 '다'로 끝나지만 활용하기 따라 모양이 다양하게 바뀐다. '읽어 보았다'와 같은 동사에서 '보았다 '는 보조용언이라 부른다.


용언은 단어 모양이 변하기 때문에 가변어로 칭한다. 용언은 어간과 어미로 이루어진다. ‘먹다 ‘는 단어의 ‘먹-‘은 모양이 바뀌지 않는 ‘어간’이다. 모양이 바뀌는 뒷부분은 ‘어미’로 ‘먹으니, 먹어, 먹자’로 형태를 바꿔 사용한다.


▶ 수식언은 ‘관형사, 부사’로 다른 낱말을 꾸며주는 수식 역할을 한다.

가령 '친구가 울었다.'라는 문장을 좀 더 생생하게 표현하고 싶으면 수식어를 덧붙이면 된다. '가장 친한 친구가 엉엉 큰 소리로 울었다.' 꾸며주는 단어 몇 개로 보다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선다. 이처럼 다른 말을 꾸며주는 단어를 수식언이라 부른다.


-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을 주로 꾸미면 관형사다.     

- 용언(동사와 형용사)을 꾸며주면 부사다. 여기에 부사는 다른 부사를 꾸미기도 하고 문장 전체를 수식하기도 한다. '엉엉, 쾅쾅, 느릿느릿'과 같은 의성오와 의태어도 부사다. 접속어인 '그리고, 그러나, 그러므로'도 마찬가지로 부사다.


▶ 관계언은 ‘조사’로 보통 체언 뒤에 붙는다.

'조사'는 다른 말과의 관계를 나타내 주는 도움말이다. 조사의 종류는' 격조사, 접속 조사, 보조사'로 나눈다. 조사를 붙이며 문장 안에서 단어가 일정한 자격을 갖게 된다. 그래서 격조사(格助詞)는 격을 갖도록 도와주는 품사라는 뜻이다.


가령 주격조사를 사용하면 주어가 된다. '이, 가, 께서, 에서'를 사용하면 '내가, 아버지께서, 동생이 등' 문장에서 주어로서 역할이 확정된다.


1) 격조사는 ① 주격조사(이, 가, 께서), ② 서술격조사(이다), ③ 목적격 조사(을, 를), ④ 보격 조사(이, 가로 '되다, 아니다' 앞의 체언에 붙음), ⑤ 관형격 조사(의), ⑦ 부사격 조사(에게,으로, 로써, 처럼), ⑧호격조사(야, 아, 어)이다.

2) 접속 조사는 '와, 과, 랑, 하고' 두 단어를 연결하는 자격을 부여한다. 예로 문장에서 '엄마와 아빠'가 집에 오셨다고 하면 엄마-아빠를 '와'로 접속해서 연결했다.

3) 보조사는 '은, 는, 만, 도' 앞 단어나 맨 끝에 연결하여 의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예로 '너도 영화를 좋아하니?'에서 '역시'의 의미로 '도'를 보조사로 사용했다.   


▶ 독립언은 ‘감탄사’로 문장에서 독립적으로 쓰인다.

문장에 관련을 맺지 않고 독립적으로 쓰이는 단어를 독립언이라 부른다. 감탄사가 여기에 속한다.


그럼, 9개 품사에 대해 간략한 설명과 예를 들어보자.

名> 명사: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나타내는 말.

예) 홍길동, 하트, 아버지, 자동차, 백두산, 장미꽃, 시골 등


代名> 대명사: 명사 대신하여 쓰는 말.

예) 나, 너, 우리, 그것 등


 數> 수사: 수량, 숫자나 순서를 가리키는 말.

예) 하나, 첫째 등


動> 동사: 움직임을 나타내는 말.

예) 뛰다, 날다, 움직이다 등


形容> 형용사: 상태, 형태나 성질을 나타내는 말.

예) 춥다. 딱딱하다 등


冠形> 관형사: 체언(명사/대명사/수사)을 꾸며주는 말.

예) 예쁜, 온갖, 모든 등


副> 부사: 용언인 동사와 형용사를 꾸미는 부가적인 말.

예) 아주, 훨씬, 살금살금 등


助> 조사: 앞 말에 붙어 다른 말과 연결하거나 뜻을 더해주는 말.

예) 이, 가, 와, 과 등


感歎> 감탄사: 놀람, 기쁨 등 감탄을 나타내는 말.

예) 앗, 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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