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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입맛차이

결과는 훌륭했다

by 쮸빗

언제는 안 그러겠냐만 이따금 고기가 떙기는 날이 있다. 오늘은 특히 매콤한 녀석이 땡긴다.

이 동네에 살며 장점 중 하나가 마트는 물론 고기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정육점도 가깝기에 취향껏 빠르게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고로 오늘 내 간택을 받은 녀석은 요 닭갈비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의 이 녀석은 예전부터 내가 좋아하던 메뉴였다.

(같은 조류지만 오리는 먹질 못한다.)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지만 이 껍데기 부분은 몇 번을 시도해 보아도 적응이 되지 않는 맛이다.

누구나 싫어하는 것은 있기 마련이지 않을까.

나와는 다르게 이 사람은 이 닭껍질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나와는 반대로 고기의 비계들도 좋아한다.

식감이 좋다는데 내 입장에서 그 말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다.

이해할 수 없는 취향이지만 결과적으로 접시는 깨끗하게 비워진다.

그가 없었으면 닭껍질이 남아 쓰레기가 되었을 것이다.

부부관계가 그렇다.

마냥 이해할 수 없는 모습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부부에게 해가 되리란 법은 없다.

서로의 다름이 보다 나은 결과를 만들 수도 있고,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완벽한 하나의 개체가 아니기에 닭껍질처럼 흠을 남긴다.

사랑은 그 흠을 보듬어 둘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본인의 흠을 믿고 내게 드러내는 사람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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