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속에 그 사람이 있는 거다
이 사람은 내 밴쿠버다.
이 문장이 건강하지 않았음을 느끼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이 도시에는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과, 아이들, 터널처럼 높고 울창하게 이어진 초록의 나무들, 햇빛에 반짝이는 강, 주황이고 빨강이고 보라고 분홍색인 일몰, how are you 안부를 늘 묻는 사람들이지 그 아이만 될 수는 없고, 돼서도 안 된다.
언제부턴가 그 사람에 대한 마음이 많이 커지면서, 내 하루는 내 일주일은 내 한 달은 그 사람으로 가득 차 버렸다. 사소한 것에 속상해지고, 슬퍼지고, 그 아이의 마음과 내 마음의 크기를 비교하게 되고 그래서 끝을 계속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내가 더 상처받지 않고 싶어서. 좋아하는 마음을 한가득 안고 헤어지게 되면, 이렇게 끝없는 생각 더미에 묻혀버리고 마는 것 같다.
이 관계를 회복하려면 내가 중심을 잡고 내 일상에 그 아이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인지를 먼저 해야 한다. 모든 게 그 사람이 되어버리면 안 된다. 내 중심을 잡고, 나와 그 사람을 분리해야 한다.
이 관계는 노력해 볼 가치가 있을까? 우리가 헤어지던 날, 그 아이는 큰 토너먼트를 앞두고 몸도 마음도 바빴다. 그 당시 일도 바빴고. 그때는 그 아이에게 토너먼트의 의미가 얼마나 큰 지 몰랐다. 그 사람에게는 나, 일, 강아지, 가끔 있는 토너먼트 정도가 단데. 그 큰 토너먼트를 앞두고 잠깐 그게 1순위가 되어버린 건데, 내가 너무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던 걸까. 노력해 볼 가치가 있을까. 우리 관계의 구조가 바뀔 수 있을까.
나는 삶을 분산시키고, 그 사람은 더 자신의 마음과 상황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그렇게 우리가 다시 대화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