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에 대한 첫 번째 꿈은 평생 글을 꾸준히 쓰는 것이다. 둘째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추세경 작가란이 생기는 것이고 셋째는 단행본으로 밀리언 셀러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 중기 목표 하나를 추가하면 만 50살에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2040년 10월에 회사를 퇴사할 예정이다. 남은 16년 동안 회사에 다니며 자산을 만들고 글도 쓰면서 나라는 작가를 홍보해야 한다.
취직 준비를 하기 전에 엄마에게 이런 말을 했다. 작가가 되고 싶은데 5년만 기다려주면 안 되냐고, 그런 비슷한 말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취직을 했고 회사원이 되었다. 엄마가 반대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용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장에 돈을 못 버는 삶이 두려웠다.
지금은 회사를 다니며 글을 쓰고 있고,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사실 인생에서 나에게 첫 번째는 글쓰기가 아니라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시간이다. 따라서 회사 월급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남는 시간에 글을 쓰는 지금이 나에게는 이상적인 일상이다.
하지만 50살이 되면 그때는 정말 전업작가가 되고 싶다. 만 서른 살부터 글을 썼으니 50살이 되면 이십 년 동안 글을 쓰는 것이고 앞으로도 16년의 시간이 남았다. 50살이 돼서도 전업 작가가 되지 못하면 (현실적인 준비를 하지 못하면) 그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남은 시간 동안 차근히, 성실히,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글쓰기는 걸음이 느린 작업이다. 투입대비 성과가 적고, 느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매일 열심히 하지만 가끔 보면 아무것도 변하는 게 없다. 조금 더 기간을 늘려도 마찬가지다. 매일이 아니라 매년 열심히 해도 일년 이년으로는 변하는 게 없다. 그렇게 보면 평생을 전업작가로 살았던 분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그 길고 지루한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버텼는지 그 인내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글 작가로 산다는 건 변하는 게 없다는 허무함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계속 글을 쓰는 것이다. 평생 꾸준히 쓰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뭐라도 될 거라고 믿는다.
다시 한번 내 꿈을 정리해 보자. 첫 번째는 평생 글을 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중고서점에 추세경 작가란이 생기는 것이다. 세 번째는 단행본으로 밀리언 셀러가 되는 것이다. 하나 더 추가하면 50살에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다. 이건 부록이다.
비록 걸음이 느려도 오늘도 꿈을 향해 한걸음 걷고 있다.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