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산천어축제 동물 대학살에 반대하는 <발언문>

산천어도 살고 싶다. 동물 학살은 축제가 아니다.

by 추현욱

* 동물해방물결은 2025년 1월 11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일, 맨손잡기 체험장 앞에서 동물 대학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이에 여러 활동가들의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해당 글은 동물해방물결 장희지 활동가님의 대독으로 발표되었던, 추현욱 활동가의 발언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 아이를 양육하는 아빠 추현욱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보장받을 수 있음을 늘 알려줍니다. 그러나 말 만으로는 이 나라에서는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중앙집중식 권력구조는 민중에게 권력을 나누어주지 않습니다. 국민의 권력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민주주의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찾는 것은 우리가 동물임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인권과 당신의 권리가 보장되려면 우리가 동물임을 인식하고, 인권보다 상위 개념인 동물권을 보장하는 것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모든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얘기해도 보통의 우리들은 동물권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우리의 사상을 이끌고가는 현 체제는 자연계로부터 인간계를 의도적으로 분리했기 때문입니다. 그로부터 우리의 ‘생태감수성’과 ‘자연으로부터의 연결감’을 없애버렸습니다. 자본주의의 무한한 개발과 성장에 그런 것들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죠.


‘생태감수성’과 ‘연결감’을 빼앗긴 여러분들, 저기서 고통에 몸부림치고, 살려달라고 온몸으로 아우성치는 생명을 보고 무엇을 느끼십니까?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잖아요? 산천어에 대한 폭력과 그들에 대한 대학살을 지지하는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 준비된 것들을 즐기시잖아요? 여러분이 낸 그 돈은 한가지 종(種)의 생명에 대한 고통의 승인이고 학살의 동조입니다.


우리는 항상 약자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차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나만 잘 살려고 하지 않고 함께 잘 살자고 합니다. 어려운 계층에 대한 지원과 복지를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 기반은 항상 흔들립니다.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입니다. 동물권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의 인권 보장은 그야말로 밑빠진 독입니다. 모두가 권리를 가지지 않는 데서 어떻게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겠습니까!


동물권은 외따로 볼 것입니까?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 할 것입니까? 우리가 동물입니다. 인간이 동물입니다. 동물권, 우리의 권리입니다. 체제가 이끄는 대로 자연으로부터 분리되어, 자연을 착취하고, 그 존재를 이용만 하다, 자연의 파멸과 함께 인간 종(種)도 파멸할 것입니까? 우리의 권리를 우리 손으로 찾아야 합니다.


지금 바로 인식하십시오! 당신의 유희와 입맛을 위해 떼로 죽임당하는 저 존재들이 바로 우리와 연결된 자연입니다. 그 착취와 폭력은 바로 자연의 일부인 우리들 자신에 대한 착취와 폭력입니다. 제발 살림에 대해 인식해 주십시오. 그들을 자연에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그게 살림입니다. 그래야 우리도 살고, 우리의 권리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축제는 죽임입니다. 죽임을 정당화하는 이 축제는 인간의 기이한 야만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동물권의 외면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상을 가져다주지 않습니다. 계속 위에서 하라고 하는 대로만 하고 살아야겠습니까? 우리의 권리를 인식해야 합니다. 깨어나십시오!


생명을 당신의 생존을 위해 먹어 섭취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것은 생명을 생명으로 보는 방법입니다. 연결된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공장식의 대량 사육과 소비는 그렇지 않습니다. 유희를 위해 대량 학대와 대량 살생을 일삼는 이런 축제도 우리가 생명을 생명으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류도 당신과 같은 숨 쉬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자연과의 연결감을 잃지 않았던 과거에는 생명을 존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화석연료를 펑펑 쓰고, 미래 자원까지 무분별하게 땡겨쓰면서, 성장과 개발을 위해 우리의 연결감은 끊어졌습니다. 그로부터 기후위기와 수많은 재난과, 사건사고, 대규모 전쟁, 그리고 인간에서 종만 바뀌어 여전히 성행하는 종(種)식민주의와 대학살이 있습니다.


체제의 성장과 함께 변해버린 세상, 우리의 자녀세대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지금부터라도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 여기선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대량살생을 멈추고 깨어나 우리가 알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루하루 경험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힘이 센 존재가 힘이 약한 존재 전체를 한데 모아놓고 죽이는 행위의, 그것의 정당함을 알려주실 겁니까? 그런 사회에서 무력감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동물로 존재케 하시겠습니까? 함께 생각해 보아주십시오. 우리 활동가들도 추운데 괜히 이렇게 소리 지르고 있는 거 아닙니다. 당신과 그들과 우리 모두를 위해, 우리의 지구를 위해 무엇이라도 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선 것입니다.


부디 생명체를 당신과 같은 존재로 인식해 주십시오. 그뿐입니다. 사랑으로 존재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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