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 (프리드리히 니체)
요즘 그 어느 때보다 모임을 많이 하고 있는데, 그중에 수많은 사유를 하게 되는 모임이 있다. 바로 <벽돌책깨기> 모임이다. 나는 여기서 굳이 ‘책’을 넣지 않고 ‘벽돌깨기’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벽돌 깨기 모임이라고 해야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벽돌책을 얘기한다면 아마 큰 관심 갖지 않으리라. 그만큼 책 읽지 않는 사람이 많다.
우리 모임의 첫 번째 책은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프리드리히 니체)>이다. 이 모임이 생기게 된 경위는 어느 날 교육 계간지 ‘민들레’ 읽기 모임에서 같이 2025 여름호 <‘소꾼’ 양성소, 책숲 이야기(김희동)>을 읽으면 서다. 이 글에서 학생들이 고전도서를 읽는 모임에 대해 언급되었다. ‘고전들을 두루 섭렵하면 보편적인 인류의 가치를 깨닫게 되고’, ‘그동안 옳다고 믿어온 것을 송두리째 휘저어 바닥 흙탕물까지 끌어올리는 충격과 혼란의 시기를 가지게 된다’고 김희동 님은 설명한다. “아! 그럼 우리도 해보자! 어른들이라고 못 할 거 있나.” 그렇게 하여 그 자리에 있던 3명이 모임을 시작했고, 책방에 있던 책 중에서 한 권을 선정했다.
이 책은 1부~4부로 되어있는데 3주간 1부를 읽었다. 140페이지 정도인데, 책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름에 100페이지 정도 읽고 나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600페이지 정도 되니까 3 달이면 한 권 읽는다. 개인적으로 다른 모임들도 있고 업무와 가사도 많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치 않지만 짬내면 소화 할 수 있는 양이다.
2주간 읽고 점검차 줌으로 모이는데, 그동안 읽은 것을 나누고, 3주 차에 마저 잘 읽도록 사기를 고취시킨다. 3주 차 모임에서 한 챕터를 마무리 짓고, 2주 후 만나기로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줌 모임은 화요일 오전 6시로 잡았다. 이런 모임은 아침에 아이들 깨기 전에 호로록 해버리는 게 적당하다.
이 책은 행과 연으로 나누어져 시처럼 읽힌다. 비유도 많고, 추상적이고, 철학적이기도 하다. 강력한 언어들이 많이 사용되어 가끔은 다가가기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나 시적 운율은 내가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을 해소시킨다.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다. 모두 옮길 수는 없지만 몇 개 갈무리해 본다.
“지금 병들어 있는 자를 지금 악이라고 불리는 악이 덮치며 습격한다. 그는 자신이 받은 고통으로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려고 한다. 그러나 이와 다른 시대가 있었고 다른 악과 다른 선이 있었다.
한때 의심은 악이었고, 자기(Selbst)에 대한 의지도 악이었다. 그때 병든 자는 이단자요, 마녀였다. 이단자요, 마녀로서 그는 고통받았고 남에게 고통을 주려 했다.
(..)
그러나 착한 자들이 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대들이 말하는 착한 자들은 많은 점에서 내게 구역질을 일으킨다. 그러나 참으로 그들의 악은 그렇지 않다. 나는 저 창백한 범죄자처럼 그들도 자신을 파멸로 몰아갈 그런 망상을 지니기 바란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부는 1883년 출간되었다. 이 시대에도 신경다양인은 존재했고, 또는 그 당시에 규정된 일반인의 범주에서 벗어난 존재를 악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여기서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다름을 악으로 부르고 악하게 함을 착함이라고 표현하는 시대상을 거부하며 정의에 대해 다시 얘기하고 있다.
“위대한 영혼들에게는 아직도 자유로운 삶이 활짝 열려 있다. 참으로, 적게 소유한 자는 그만큼 더 적게 지배된다. 찬양할지어다, 소박한 가난을!
국가가 없어지는 곳, 그곳에서 비로소 인간다운 인간들의 삶이 시작된다.”
- 국가주의는 땅에 선을 긋고, 영토를 나누고, 인종과 민족을 갈라치고,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고, 자연의 공통재에 대한 개인의 소유 개념을 정당화한다. 자본주의로 이어지면서 화폐는 부(富)가 되고 계층을 만든다. 지배당한다. 인클로저이다. 인간다운가? 아니다. 국가가 없어지는 곳. 적게 소유하는 것. 자발적 가난. 그곳에서 비로소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다!
“우리의 길은 저 위쪽으로, 종(種)에서 종을 ‘넘어서는’ 단계로 나아간다. 그러나 퇴화하는 마음은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한다.”라고 말하면서 우리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의 마음은 저 위쪽을 향해 날아간다. 우리의 마음은 우리 몸의 비유이며, 상승의 비유다. 여러 가지 덕의 이름은 그와 같은 상승을 비유적으로 말한다.”
“그대들의 덕의 힘으로 대지에 충실토록 하라! 그대들이 베푸는 사랑과 그대들의 인식으로 하여금 대지의 뜻에 종사케 하라! 이렇게 그대들에게 부탁하고 간청한다.”
“형제들이여, 그대들의 정신과 그대들의 덕으로 하여금 대지의 뜻에 종사케 하라! 만물의 가치는 그대들에 의해 새로이 정립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투쟁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창조하는 자가 되어야 한다!”
- 이 책에는 ‘덕’이라는 단어가 아주 많이 나온다. 막연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 보면 이해가 쉽지 않다. 나는 ‘비거니즘(살림)’, ‘동물 해방’을 ‘덕’에 대체하여 읽었다. 읽는 분들이 저마다 생각하는 정의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본인의 신념을 대입하여 이 책을 읽으시라. 그러면 한결 쉽다.
“그대 오늘을 사는 고독한 자들이여, 그대 세속과 결별한 은둔자들이여, 그대들은 언젠가 하나의 무리를 이루어야 한다. 스스로 자신을 선택한 그대들로부터, 하나의 선택된 민족이 태어나야 한다. 그리고 그 민족으로부터 초인이 태어나야 한다.”
- 은둔자라는 표현은 세속과 결별한 자라고 하는데, 현대에는 TV나 SNS를 멀리하는 자를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비건이 된 이후 많은 것이 변화하였다. 세속에서 멀어지는 과정이 심화되고 자연으로 가는 과정이 가속되고 있다. 하나의 무리를 이루라는 것을 생태공동체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생태 공동체. 그것을 새로운 민족으로 본다. 그 안에서 초인이 태어난다. 그곳은 동물권이 있다. 동물권을 보장받는 인간이 동물 인간이다. 우리가 동물권을 되찾으면 모든 존재가 공존하는 세상이 된다. 그 해방된 세상을 꿈꾼다.
“진실로 바라노니, 그대들은 나를 떠나라. 그리고 차라투스트라에 대항하라! 그리고 더 바람직한 것은 차라투스트라라는 존재를 부끄러워하는 일이다! 그가 그대들을 속였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 이제 어머니 아버지로부터 떠날 때가 되었다. 그리고 진리를 의심하라. 그동안 옳다고 여겼던 것들이 진정 옳은지 내면의 눈으로 바라보라. 어머니 아버지가 하는 말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선생님의 말이 항상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물며 신이 얘기하는 것도 의심해 보아라. 그대들을 속였을지도 모르지 않은가? 그렇게 자신의 덕을 지니고 내면의 눈을 키워라. 나는 그렇게 읽힌다.
여기까지 1부였다. 다음 챕터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