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영 Nov 13. 2024

소설4>

'네가 늘 행복하기를'

"소현아 너 진짜 갖고 싶은 거

없어"

그는 며칠 전부터 곧 다가올 내

생일에 무슨 선물을 줄까? 그 생

각만 하고 있는 사람 같았다

매일 전화할때마다 물어 보는 그가

소현인 커다란 댕댕이마냥 귀엽다

그도 소현이도 한동안 바빠서 우린

전화통화만 나누고 금요일에 만나기

로 약속했다

오빠가 자주 가는 식당을 예약 해 뒀

다고 따라만 오라고 했다

집에 오자마자 소정이가 또 시누이처

럼 잔소리다

"언니, 내일 또 청바지 입고 가는 거 아

니지 내일은 특별한 날이니까 이쁜 원

피스 입고 가는 건 어때? 언닌 다리가

이뻐서 바지보다 원피스 입는 게 난 더

이쁘더라 생일 데이트인데 이쁘게 하

고 가"

동생의 권유로 난 원피스에 부츠를 신

고 겨울 반패딩을 입고 출근했다

"어머,오늘 소현씨 무슨 날인가 보다"

"너무 이뻐요 소현씨"

직장 돌료들의 한마디씩 해 주는 게 나

쁘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조금은 특별한 자기 자신을

보는 소현이,

낯선듯 풋풋한 20대의 화사함이 묻어난

듯 한 모습이 좋았다

퇴근할 때쯤 오빠가 데릴러 왔다

오늘도 매너 좋게 차문을 열어 준다 늘

한결같은 그의 호의가 소현인 좋다

오빠가 예약한 식당은 호수가를 끼고

있는 레스토랑이였다

오빠가 정식 두개와 와인 한 잔을 주문

했다 정식 하나 먼저 나오니 오빠가 고

기를 먹기 좋게 잘라서 소현이 보고 먼

저 먹으라고 건넸다 바로 다른 정식이

나왔고 우린 와인을 조금 따라서 수줍게

건배를 하고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를 다 마칠 때 쯤 오빠가 상자 하나

를 그녀 앞에 내놓는다

"이건 소현이 주려고 오빠가 고른 선물이

야 심사숙고 해서 소현이랑 또 닮은 애로

골라왔지 풀어 볼래"

선물 상자에는 양날개를 펴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천사가 있었다  태엽을 감으니

<사랑의 인사> 노래가 흘러 나왔다

오빠가 선물 해 준 오르골을 보니 어렸을

적 기억이 생각나 울컥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짝꿍집에 놀러 갔는 데

그 친구 책상에 있던 발레리나 오르골, 아

직도 생생히 기억이 났다

친구말로는 아버지가 해외 출장중에 일본

에서 사 오신 생일 선물이라고 했다

그오르골이 너무 갖고 싶었던 나는 아빠한

테 처음으로 오르골을 사 달라고 졸랐었다

그런데 난 갖지 못했다 그렇게 22살이 되

었는데 8살때 그리도 갖고 싶었던 오르골이

내앞에 이렇게 있다

"소현아 왜 이리 말이 없어  선물이 유치해

서 그런가"

"오빤 진짜 제산타클로스 같아요 제가 너무

갖고 싶었던 건데,,,"

갑자기 또 눈물이 났다 오빠를 만나면 늘 행

복한데 눈물이 난다

"기분 좋은데 소현이가 좋아하는거 보니"

"전 오빠한테 해 준 게 없는데 맨날 받기만

하고 .."

"이렇게 나랑 저녁도 같이 먹어 주고 놀아

주잖아 앞으로 우리 함께 할건데 뭘"

저녁식사가 끝나고 나오는데 오빠가 갑

자기 겉옷을 벗더니 내어깨에 걸쳐 준다

"생일인데 너 감기걸릴까봐~ 오늘 이쁘

다 진짜"

"자꾸 놀리지 마요"

"너 울다가 웃으면...소현아 너 근데 너무

말랐어 잘 좀 먹고 다니고 아침도 챙겨 먹

고 오빤 너무 마른 여자 싫다 오빤 애들

좋아해서 나중에 애도 많이 낳을 생각이

거든 내가 외동이라 그런가 난 좀 외롭게

커서,,"

그냥 오빤 오빠 하소연을 늘어 놓았을 뿐

인데 소현인 또 얼굴이 괜히 화끈 거린다

"어,,, 눈이다"

오빠랑 주차장 쪽으로 가는 길에 눈이 내

렸다 오빠를 만나고 처음 맞는 눈이였다







작가의 이전글 편지 쓰고 싶은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