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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영 Sep 01. 2024

자작시

여우 시집가는 날

별일 아닌데

펑펑 울고 싶은 날이 있지


구름 한 점 없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날도 있지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라서 그렇대

너도 펑펑 울고 싶었을까


방안에 틀어 박혀

한 참을 엉엉 소리 내 울고 나니

탄산수 들이키듯

속이 뻥 뚫린 기분이야


한바탕 울고 나니 허기지네

찬물에 밥 말아 김치랑 한 술


그 사이 비가 그친다

너도 속 시원히 울었니?


비 온 뒤 하늘은

보란 듯이 청청하다


시원한 내 마음처럼

개운한 내 마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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