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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발상

by 문학소녀

바야흐로 우리 큰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작은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이였을 때 일이다.


막내 이모 결혼식이 부산에서 있어서

부산을 다녀오고 얼마 안 있다가 아이

들과 여행 중에 집 오는 차 안에서 있었

던 일이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집과

거리가 제일 먼 곳은 부산이었다

아무래도 이모결혼식에 자가로 부산

을 다녀온 이후에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너네들, 엄마가 힘들게 낳아주고 키

워 줬으니 나중에 커서 엄마한테 용돈

얼마씩 줄래?"

궁금해 물은 적이 있다.


"나는 돈 벌면 다 엄마 줄게"

큰 아이가 대답한다

"엄마 다 주면 넌 어떻게 살아?"

"엄마랑 살면 되지!"


보통 첫째에 비해 둘째는 눈치도

빠르고 머리 회전도 빠른 거 같다.


"난 50만 원 줄게 엄마랑 아빠랑

나눠서 가져"


"그때 되면 아빠도 할아버지 돼서

직장 안 다녀서 50만 원으로 엄마

아빠 못 살 거 같은데,,, 큰아들이

100만 원 주고 작은 아들이 100

만원 줘야지 살 것 같은데.."

했더니


큰아들은

"알았어 엄마, 내가 100만 원 줄게"

하더라 작은놈이 대답이 없길래

"너는 왜 대답이 없어 형은 준다는데"

했더니

"자기 혼자 대답 못한단다 나중에

자기 와이프한테 물어보고 준다고"

작은 아이 대답이 맹랑해서

"너는 그럼 와이프가 주지 말라고 하

면 엄마, 아빠 용돈도 안 주겠네"

했더니

"100만 원이 큰돈이라 의논하고 준

다고 "

했다 너무 서운해서

"몰라 엄마는 너네가 100만 원씩 줘

야지 살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냥 엄마 드린다고 해"

큰아이가 동생 옆구리를 찔러댄다.

작은 아이왈

"엄마, 자꾸 그렇게 보채면 난 부산

에서 살 거다"


헐~


옆에서 한참을 우리 모자 입씨름 하

는 거 지켜보던 애아빠왈

"저 녀석 웃기네"


그러던 녀석들이 이제 25살, 23살이

되었다.

아들들한테 처음으로 생일에 용돈 겸

축하금을 받았다.


군대 간 아들은

아침 일찍 전화해

"엄마, 생신 축하 드려요 같이 못 있어

드려서 죄송해요 오늘 하루 즐겁게 보

내세요 제가 20만 원 보내 드릴테니

맛난 것도 사 드시고 이쁜 티라도 사

입으셔요" 했고


직장 다니는 큰아들은 오후 늦게 전화

가 왔다.

"엄마, 생일 축하해"

하고 지말만 하고 끊으려는 분위기여서

"그래도 엄마 생일은 기억하네 오전에

전화가 없어서 엄마 생일도 까먹었는 줄

알았더니.."

"엄마, ㅇㅇ 는 뭐 했어?"

"엄마 티하나 사 입으라고 용돈 주던데"

했더니

"오케이"

지말만 하고 끊는다.

그리고 계좌에 큰아이도 축하금 배달~


애아빠는 애들이 힘들게 번 돈을 어떻

게 쓰냐며 본인은 애들이 주는 돈은

못쓰겠다고..다시 애들 통장에 넣어

주라고 하지만.. 난 행복하게 썼다.


"아들들 고마워!! 우리 아들들이 준

돈으로 엄마 옷 하나 샀지! 이거 입고

꽃피면 놀러 가야겠다"

하고 단톡방에 새로 산 옷과 함께 하트

이모티콘을 보냈다.


"자기야 줄 때 받아야지 되는 거야 !

그거 몰라! 옛날 어르신들이 자식들

위하느냐고 본인은 꼬리랑 머리만

먹고 자식들한테 생선 중간 토막을

다 내어 주니 자식이 커서 우리 엄

마는 생선 머리랑 꼬리만 좋아하는

줄 알고 어른이 돼서도 본인이 생선

중간 먹고 부모한테 머리랑 꼬리를

주었다는 말"


"나는 애들이 못 된 게 아니라 어른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애들이 주는 거 고맙다고 표현하고

다 받을 건데..."

라고 했다


정답은 없다 그런데 난 그렇단 것

이다.


내 이야기를 경청한 애아빠 왈,

"그럼 나도 앞으로 받아야겠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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