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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by 문학소녀

누구에게나 첫사랑은 늘 그리움이다.

가보지 못한 길이기에 이루어지지 안

았기에 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에게도 첫사랑이 있었다. 23살 한참

이뻤던 시절에 만나 25살에 헤어졌다.

발라드 노래의 한 구절처럼 정확한 이

유도 모른 체...

"사랑하기에 더 힘들어질까 봐 떠난다"

했다.

구체적인 말은 없었지만 내가 그냥 짐

작만 할 뿐이었고 그 이유였는지 묻지

는 않았다.

그의 말을 끝으로 헤어졌다. 정말 좋아

했지만 어쩔 수 없었던 사건이었던 것

같다,

첫사랑은 안이루어 진다는 썰처럼 내

게도 첫사랑은 잔인한 기억이다.


그의 어머니가 가끔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대단한 분이셨다.

그는 착한 사람이었지만 어머니말에

순종하는 사람이었다 자기가 사랑하

는 사람을 지켜 주기보다 부모님이

정해 준 사람이랑 결혼할 만큼...


그때 나랑 헤어지면서 했던 말 중에

"너랑 헤어지면 엄마가 선보라고

찍어 준 여자랑 선보고 그중에 제일

적당한 여자랑 결혼하려고.."

그러더니 진짜 일사천리로 그가 결

혼 했단 소식을 전해 들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신다는 그 말,

나는 믿을 수 없어요.


그 당시, 난 그거에 꽂혀 힘들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한 말장난 같은...


첫사랑을 그리 떠나보내고 힘들어

하는 내게 친구가 바람도 쐴 겸 정동

진에 바다 보러 가자 했고 난 거기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그 당시엔 누구든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냥 한동안 온전히 슬픔에 빠져 지내

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2년간의 추억을 온전히 떠나보낼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키 크고 동갑 아닌 사람요!"

그의 질문에 단칼에 거절의 의미로

대답했던 건데.. 그는 그런 나의 당돌함에

"제랑 꼭 사귀어야겠다"

도전 정신이 생겼단다.


키가 167이어서 키가 큰 사람을

좋아했고 내가 장녀여서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아 '오빠'라는 호칭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좋아했던 것 같다.


동갑은 사귀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성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땐 몰랐다

이상형은 이상형일 뿐이란 사실을...

나는 26년째 이상형이 아닌 사람과

잘 살고 있다.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남편한테 물어

본 적이 있다

"남자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부모의

반대로 헤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잖

아 자긴 어떻게 생각해?"


"마마보이네, 다 큰 성인이 사랑하는

여자를 부모 반대로 헤어지면,, 부모

님 설득해서 난 사랑하는 여자랑 살

건데.. 내 인생은 내가 사는 거지! 부

모가 살아 주는 건 아니니까!"


사람마다 다를 테지만 이 사람은 사

랑하는 여자를 외롭게 하진 않겠구

나 싶었다.


나에겐 두 아들이 있다, 난 나중에

그 아이들이 어떤 여자를 반려자로

데리고 오든 아이들의 안목을 지지

해 주고 싶다.

조언은 해 줄지언정 그 아이 들을

좌지우지하고 싶진 않다.

그게 진정한 부모의 몫이라고 생각

된다.


내자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자식도

소중하고 남의 자식한테 상처 주는

어른의 모습으로 살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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