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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상상력을 가두지 마라

부모가 성장해야 아이도 성장한다

by 문학소녀

아이들은 무궁무진한 세계관이 있다

가끔 어른들은 착각을 한다.

그래서 어른의 눈높이에 아이들을 가

두어 둘 때가 있다.


나 역시 아이들을 키우며 잦은 실수를

반복하며 살아온 것 같다.

그리고 나보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

니까 저 의견이 나은 줄 만 알고 수용하

며 받아들였는지도 모른다.


이제와 뒤돌아 보니 그게 후회되기도

하다.



우리 큰아이는 나를 닮았는지 어릴 때

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다.


3살 때부터 자동차를 멋지게 그렸다.

그래서 6살 때 동네 미술학원에 등록

해 보냈는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

던 아이가 심드렁해 오는 날이 많아졌

다.


하루는 아이가 미술 학원을 가기 싫

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친구가 없어

재미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선생님이 내 그림이 이상하다고 해

친구 둘이 웃어서 그런가 봐"

이상한 말도 했다.


빌라 단지 내에 있는 학원이었기에 전화

로 상담을 할까 하다가 롤케이크빵이랑 커

피를 사서 학원 마칠 시간에 맞춰서 직접

방문했다.


"ㅇㅇ 어머니, 웬일이세요?"


"아이가 학원 다닌 지 한 달도 되었고 어

떻게 생활 잘하나? 궁금도 하고 잠시 지나

가다 생각나 들렸어요"


"네,, 들어오세요."

하시더니 아이의 스케치북을 들고 오셨다.

그동안 우리 애가 그린 그림 이라며 보여

주셨다.

그림을 다 본 후에 조심스레 선생님께

여쭈었다.


"사실은 아이가 요새 학원을 가기 싫어

해서요 처음에는 학원 가는 거를 신나

하던 아이였거든요. 친구가 없어서 싫다

고 하던데..."


"아~ "


선생님이 조금 주춤하시더니 이내

말씀 하셨다.


"어머님, 이런 말 드리면 어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아이의 그림이 좀 어둡고

독특하기도 하고 평범하지 않네요

ㅇㅇ가 고집도 세고요 "


아이의 그림을 보여 주시며

"그림마다 바탕 화면 칠한 거를 좀 보세요"


"뭐가 이상 한 가요?"


"보통 아이들은 이 나이 때 밝은 색을 쓰거

든요 그런데 ㅇㅇ는 회색을 많이 쓰더라고

요 붉은색도 많이 쓰고... 그래서 제가 밝

은 색으로 칠하기를 권했더니 갑자기 그림

안 그릴래요 하더라고요"


"아~ 네,, 아이가 고집이 있긴 해요 죄송합

니다 그런데 혼자서 수업한다는 말을 하던

데 그건 무슨 말인가요? 처음 등록할 때

6명이서 수업한다고 하셨던 거 같아서"


"ㅇㅇ가 좀 독특한 면이 있다 보니 좀 마찰

도 생기고 해서 어머니 한 분이 다른 요일

로 바꾸고 싶다고 해 바꾸시고 몇 명 아이들

도 또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 변동이 생기

다 보니 ㅇㅇ가 그날 혼자 수업을 하게 돼

었네요"


"밑바탕 색을 어두운 색, 무채색으로 칠하

는 게 나쁜 건가요? 전 미술 전공자가 아

니라 아무래도 선생님이 보시는 관점에서

조언을 듣고 싶어서.."


"나쁠 거 까진 없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자주 그러니 아이내면이 좀 어두운 면이

있나 싶어서 이왕이면 밝은 색을 칠하라

고 조언을 한 거여요"


"네,, 잘 알겠습니다."


집으로 오는 그 몇 발자국 거리가 엄청 멀

게 느껴졌다. 여하튼 결론은 내 아이랑 수

업을 같이 하기 싫어서 아이들이 이동을

하여 아이가 혼자 수업을 한다는 게 요지

였다.

그런 일이 일주일도 더 된 상황임에도

대수롭지 않게 내가 찾아갈 때까지 한

통의 전화도 없었던 선생님,

왠지 서운한 맘이 느껴졌다.



그날, 저녁

책상에 앉아 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

옆에서 아이가 색칠하는 거를 보니 반은

회색 바탕을 반은 빨간색 바탕을 칠했다.


"ㅇㅇ야 엄마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여긴

회색인데... 왜 여긴 또 빨간색 바탕이야?"


"엄마도 잘 모르겠지! 미술 선생님도 모르

면서 화만 냈어 내색칠이 이상하다고....

선생님이 잘 모르는 거면서..."



"엄마도 잘 모르겠는데.."

아이가 한참을 웃더니 이내

"엄마, 여긴 불이 나서 빨간색 바탕이고

여긴 이제 비가 오려고 구름이 몰려오는

거야 그래서 회색으로 칠 한 거지!"


그제야 아이의 그림이 이해가 갔다.

"아! 그런 거였구나, 불은 왜 났는데?"

" 그건 나도 몰라 그냥 불이 난 건데"


그 당시에 우리 아들은 차에 관심이 많

았다 차종류마다 바퀴부터 시작해서 다

양한 차 종 이름까지 빠삭하게 외우고

지나가는 승용차 바퀴만 보고도 차 종을

맞출 정도로 차 박사였다.


"ㅇㅇ야 미술 학원 가는 거 싫어?"

"응"

"너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해서 미술 학원

다니는 거 좋아했잖아"

"처음엔 친구도 사귀고 그림도 그려서

좋았는데 선생님이 자꾸 혼내서 친구들

이 나 싫어하게 되었어 나보고 별종이래

엄마, 그런데 별종이 뭐야?"


"특별한 거야"

"그럼 좋은 거야?"

"응"


나는 그다음 날 학원에 전화해서 우리 아이

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하고 학원을 끊었다.

그리고 한마디 했다.

"아이의 특별함을 친구들 앞에서 별종이라

고 표현하시는 선생님한테 아이를 맡길

이유가 없다고.. 피카소도 그림이 애매모

호한 그림이 많은 데 그분도 별종인가요?"

쐐기를 박았다.


첫 아이이다 보니 거의 막달까지 문화센터

를 다닐 정도로 난 열정적이었다.

우스개 소리로 친정 엄마왈

첫 손주는 태아 때부터 네가 하도 극성떨어

저러는 거라고 오히려 극성 안 떨고 아무것

도 하지 않은 둘째가 성격은 두루두루 좋

다고 ㅋㅋ


가끔 나도 정말 엄마말이 맞나 싶기도 하

지만... 다만 속상한 건

특별함도 특별함으로 보아주지 않고 이상

함으로 보는 순간 아이는 이상한 아이가

되어 간다는 거다..


첫 단추부터 이상한 아이가 되어 버린

우리 아이,

누구나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봐

주지 않는다.


조금만 유별 나거나 이상하면 혹여라도

내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까 싶어

톡톡 터는 엄마들..


그 당시에 난

7살, 5살 두 아이를 유치원 외에는 아무

데도 안 보냈다.


유치원이 끝나고는 그냥 놀게 했다.

저녁 먹고 한 시간씩 동화책을 읽어

주기도 하고, 아이 스스로 읽게도 하고

그리고 동화책 속 결말을 가리고

아이들한테 책 속 마지막 결말을 너희

들이 상상해 보고 적어 보는 건 어떨까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 짠~ 하고

이 책의 결말은 이러했습니다~ 보여

주었다,


가끔은 동화책 찐 결말보다 아이들이

적어 부친 결말이 더 재미있고 흥미롭

기까지 했다.

그때 알았다 아이들이 세계관은 어마

어마 하구나!


지나고 보니 그때 참 잘했다 싶다.

어쩌면 그때 난 진짜 좋은 엄마의 모습

이였던 것 같다.

그때만큼은...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면서 나 역시도

엄마 아닌 학부모가 된 게 문제였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 큰아이는 <소방

의 날> 그림 그리기 대회 나가서 최우수

상을 받았고 ㅇㅇ 소방관내에 아이 그림

이 액자에 떡하니 끼어 복도에 걸렸다.


그 이상했던 별종의 아이는 그렇게

특별함을 바깥으로 내 보였다.

그 걸,, 그 선생님이 보셨어야 했는데

아쉽단 생각이 든다.


지금 25살이 된 아이는 그림을 그리지는

않는다.

애아빠가 그림은 취미로만 하라고....


25살인데도 자긴 뭘 해야 하는지 특별히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한다.

그 게 부모로서 제일 안타깝다. 우리가

아이의 꿈을 포기시킨 거 같아서....


나도 부모가 처음이어서 열정만 있었지

실수투성이였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늘 첫 아이에 대한 미안함이 존

제한다.


둘째에 비에 방황도 참 많이 한 녀석이

다 .내겐 그래서 더 많이 마음 쓰이는 녀

석, 큰 아들,


이 녀석은 근데 내가 보기에도 별종은

별종이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때 학원 가기 싫

다고 하더니,,, 낸 학원비를 다시 환불해

받아와서는 내게 다시 가져 온 아이


"엄마, 난 아무래도 공부 머리는 아닌 거

같으니까 학원 안 갈래 그래서 내가 학원

비 다시 받아 왔어요"


그때도 '뭔 저런 녀석이 있나!'

내 자식이지만 그랬었다.


"엄마, 차라리 학원비를 제이름으로

저축했다가 나중에 내가 성인되었을

때 주는 건 어때?"

하는 녀석이었다..


어떤 사람은

"난 놈은 난 놈이다" 하고

어떤 사람은 애가 애답지 않다고

도 했다.


예전엔 주변 사람들 말에 많이 휘둘리기

도 하고 주변을 의식해 내 새끼를 울타

리 안에 가두고자 한 못난 엄마였다.

뒤돌아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을 이제서

야 알게 된다.


그때 좀 더 어른스러운 엄마였다면... 우리

아이가 꿈이 없다고는 안 할 텐데 싶다


나는 요새 자꾸 3년 전에 돌어가신 시어

머니 생각이 난다.

치매였을 때 내가 모시고 있었기도 했

고 막내 며느리를 그리 이뻐하시던 어머님


어머님은 평생 신앙생활을 하셨다.

치매에 걸리셨을 때도 즁간 중간 정신이

돌아 오실 때마다 새벽 기도를 다니신

어머니,


평생을 자식들 위해 기도 하셨던 어머니,


임종하시고 어머님 방안에 손때가 묻어

있는 낡은 성경책이 머리맡에 있으셨는 데

그것만 보아도 우리 시어머님, 자식 사랑이

저 성경책 안에 들어 있는 듯했다.


내 나이 50이 넘어서 나도 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중이다


꿈을 찾는 데는 나이가 상관없다.

단지 용기가 필요할 뿐...


언젠가는 내 아이도 본인이 즐거워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요새 그렇게 캥거루족이 많다던데....

그래도 성인된 이후로 부모한테 손 안

벌리고 살고 있는 아들한테

엄마는 박수를 쳐 주고 싶다.


시어머님처럼은 못하더라도 나도 늘

기도하며 성장해 나가는 멋진 부모이자

어른이 되고 싶다.


아들아!!

너도 멋지게 성장해 나가길....


살다 보면

그때는 안 보였는데

뒤돌아 보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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